두다멜 감독 사임 후 새 사령탑 후보로 거론
'마두로 지지' 마라도나, 베네수엘라 축구 대표팀 감독 물망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친밀감을 과시해온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9)가 베네수엘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매체 인포바에를 비롯한 중남미 매체들은 라파엘 두다멜 감독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베네수엘라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일제히 마라도나를 거론했다.

2016년부터 베네수엘라 대표팀 '비노틴토'(레드와인이라는 뜻으로 베네수엘라 축구 대표팀의 별칭)를 이끌어온 두다멜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두 달여 앞두고 전날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축구협회와의 관계가 최근 급속히 악화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감독직을 계속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두다멜 감독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베네수엘라 안팎의 팬들은 곧장 마라도나의 이름을 올렸다.

마라도나가 2일 소속팀인 아르헨티나 1부 리그 힘나시아의 새해 첫 훈련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베네수엘라 감독 부임설은 더욱 증폭됐다.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은 "마라도나가 힘나시아 감독 부임 당시 단 한 번도 훈련에 빠지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훈련에 불참했다"고 전했다.

'마두로 지지' 마라도나, 베네수엘라 축구 대표팀 감독 물망
마라도나는 지난 2018년 마두로 대통령의 선거 유세에 함께 하는 등 서구의 퇴진 압박을 받는 마두로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마두로의 전임자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나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등 중남미 다른 좌파 지도자들과도 가까이 지냈다.

멕시코 2부 리그팀 도라도스 데 시날로아의 감독으로 있던 지난해 4월에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승리를 고통받는 니콜라스 마두로와 베네수엘라 국민에 바치고 싶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당시 멕시코 프로축구연맹은 정치적 중립 규정을 위반한 마라도나에게 벌금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마라도나가 베네수엘라 감독으로 이름이 오르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마라도나는 베네수엘라 대표팀 감독을 맡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해 여러 관측을 낳았으나 결국 베네수엘라는 다른 감독을 선임했다.

축구보다 야구의 인기가 더 많은 베네수엘라는 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나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