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송동주민센터 "천사, 기부를 계속하고 싶다는 뜻 밝혀 왔다"
'전주 천사' 6천16만3천210원, 우여곡절 끝 노송동주민센터로
전주 '얼굴 없는 천사'의 도난당한 성금 6천16만3천210원이 우여곡절 끝에 2일 노송동주민센터로 전달됐다.

주민들과 센터 직원들은 제자리를 찾은 천사의 마음에 환호했다.

전주완산경찰서는 지난달 30일 피의자로부터 압수한 성금과 메시지가 담긴 A4용지 상자를 이날 전했다.

여기에는 오만원권 지폐 100장을 묶은 다발 12개와 동전이 담긴 저금통(500원 191개, 100원 656개, 50원 23개, 10원 96개)이 들어 있었다.

메시지에는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글귀가 담겼다.

전달식에 3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최규종 노송동주민센터 동장은 "성금을 다시 찾게 돼 정말 기쁘다"며 "성금을 찾는데 도와주신 제보자와 주민들, 경찰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금이 도난당하던 날 기부자가 전화해 가능하다면 앞으로도 선행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소년·소녀 가장에 방한복 지급하는 데 성금이 쓰였으면 좋겠다고 해 고려 중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시 성금이 도난되지 않도록 직원이 센터 밖에서 기부금을 전달받는 등의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송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A(62)씨는 "연말이면 노송동 주민들은 물론 전주사람 전체가 천사가 올해도 찾아오는지 궁금해하고 그 마음을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있어선 안 될 일이 났지만 찾아서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B(63)씨도 "큰돈을 꾸준히 기부해온 천사로 인해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가 확산했다고 생각한다.

도난당한 성금을 다시 찾게 돼 기쁘다"면서 "지난 연말에 여윳돈이 생겼는데 (나 역시) 기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주 천사' 6천16만3천210원, 우여곡절 끝 노송동주민센터로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금은 30일 오전 10시께 노송동주민센터 부근에 놓였으나, 이를 지켜보던 범인 2명이 43초 만에 이를 훔쳐 달아났다.

그러나 수사에 나선 경찰이 부근 주민으로부터 결정적 제보를 받아 용의 차량을 특정하고 뒤쫓아 4시간여만에 충남 논산과 대전 부근에서 이들을 체포해 구속 수감 중이다.

얼굴 없는 천사는 매년 수천만~1억원씩 20여년간 기부를 이어왔다.

이번 기부금까지 합치면 6억6천850여만원에 달한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