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본색'에서 마크 연기
배우 박민성 "감정에 충실해 자유롭게 연기했어요"
"주윤발(저우룬파)을 표현해야 하니까 처음엔 어떻게 잘 살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그냥 나다움을 보여주자 했죠. 모방하는 게 아니라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질을 보여주고 신(scene)이 요구하는 감정, 모션, 넘버를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느냐에 중점을 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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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개막한 뮤지컬 '영웅본색'에서 '마크'를 연기하는 배우 박민성(38)은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자유로운 연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영화를 봤던 관객의 기대치가 있을 텐데 주윤발을 따라 하면 결국 아류밖에 안 된다.

초연이니까 저만의 색깔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뮤지컬 '영웅본색'은 홍콩 누아르 시초이자 정점으로 꼽히는 동명 영화와 그 속편을 각색해서 한 바구니에 담은 작품이다.

홍콩 암흑가를 떠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송자호, 경찰 신분을 숨기고 지하 조직에 잠입한 동생 송자걸, 그리고 송자호의 의형제 마크가 등장한다.

장국영(장궈룽)의 명곡들이 흐르는 가운데 두 형제의 엇갈린 운명과 송자호·마크의 뜨거운 우정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마크는 장난스럽지만,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인물. 극에서 마크는 송자호의 복수를 위해 대만에 갔다가 총을 맞아 다리를 절게 된다.

박민성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2014)에서 빅터가 쏜 총알에 맞아 다리를 절뚝이는 괴물로, '벤허'(2017)에선 전차에서 낙마해 절뚝이는 메셀라를 연기했다.

공교롭게도 세 번째 다리를 저는 역할이다.

그는 "프랑켄슈타인, 벤허에서 이미 다리를 절었더니 연기가 익숙하다"고 말하고 "4살 때 아버지가 뺑소니 사고로 왼쪽 다리를 다쳐 의족을 하시는데, 공연 보러 왔을 때 어떻게 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영웅본색'은 1천장이 넘는 발광다이오드(LED) 패널을 무대에 설치해 극 중 배경과 스토리라인을 영화적으로 표현한 점이 특징이다.

또 1편과 2편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무대에서 고스란히 재현된다.

박민성은 "마크가 자호의 복수를 다짐하며 대만으로 가는 장면이 있다.

영화보다 뮤지컬은 장면 전환이 쉽지 않은데 이 무대에서는 LED를 이용해 홍콩의 육교부터 공항, 검색대, 대만 식당까지 집약해 표현했다.

이 장면이 구현돼 너무 신기하고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박민성은 '영웅본색' 왕용범 연출 작품에 많이 출연했다.

'프랑켄슈타인', '벤허'도 왕 연출 작품이다.

그는 "왕 연출은 정확하게 원하는 그림과 템포가 있다.

대사도 한없이 풀어줄 때가 있고 한 치 오차도 없이 해야 할 부분이 있다.

다년간 함께 작업하다 보니 왕 연출이 원하는 것을 빠르게 캐치하는 편이다"라고 했다.

"남성의 전유물이란 색안경을 끼지 않고 봤으면 좋겠어요.

바르게 살아가려는 한 남자의 몸부림, 남자들의 우정과 형제애가 집약돼 있습니다.

영화 한 편 본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왔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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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민성 "감정에 충실해 자유롭게 연기했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