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의 ‘삼립호빵’은 겨울 대표 먹거리다. 구멍가게에 놓인 빨간색 3단 호빵찜기에서 따뜻하게 잘 데워진 단팥·야채호빵을 꺼내 호호 불어먹던 기억은 30대 이상 세대가 갖고 있는 추억이다. 요즘은 까다로워진 소비자 입맛에 맞춰 호빵 종류도 많아졌다.

심립호빵은 1971년 출시된 SPC삼립의 대표 장수제품이다. 49년간 누적판매량은 59억 개를 넘었다. 지금도 호빵의 열기는 뜨겁다. 추위가 채 오지 않았던 지난 11월 한 달간 삼립호빵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올겨울 호빵 매출은 지난해보다 최소 15% 이상 올라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SPC삼립이 호빵으로 실적을 내고 있는 이유는 끊임없이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수요에 맞추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호빵은 지역색을 가미한 제품이다. 이천 쌀로 만든 커스터드 크림을 넣은 ‘이천쌀호빵’, 매콤한 순창 고추장으로 볶아낸 돼지고기를 넣은 ‘순창고추장호빵’, 부산의 명물 씨앗호떡을 응용한 ‘씨앗호떡호빵’ 등이다.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조합으로 인기를 얻은 이색 호빵도 있다. 글로벌 초콜릿 브랜드 ‘허쉬’와 협업한 ‘허쉬초코호빵’, 단호박 앙금과 크림치즈 커스터드로 만든 ‘단호박크림치즈호빵’ 등이다. SPC삼립의 1980년대 인기 제품이었던 ‘떡방아빵’에 착안해 만든 ‘떡빵아호빵’은 복고 열풍을 반영했다.

유명 방송인의 이름을 딴 제품도 올해 주목을 받았다. ‘조세호빵’은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제품으로 개그맨 ‘조세호’를 모델로 기용해 패키지와 제품명에 반영했다. 양념갈비, 닭강정, 고구마치즈, 제주흑돼지, 호두단팥 등 다섯 가지 맛으로 선보였다.

10~20대 젊은 층 소비자들을 위한 ‘굿즈’(기념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삼립호빵 미니가습기’와 삼립호빵이 함께 구성된 ‘삼립호빵 스페셜 에디션’은 지난 10월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출시 1시간 만에 완판됐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