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파업에만 3천500억원 생산 차질…협력업체 울상
부산 수출 35.7% 감소…자동차 생산·출하도 뒷걸음질
'부산 1위' 르노삼성차 잦은 파업에 지역 경제계 몸살
부산 1위 제조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가 잦은 파업에 시달리면서 지역 경제계도 몸살을 앓는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결렬에 따라 지난 20일 오후부터 이달 말까지 시한부 파업을 벌이고 있다.

기본급 인상을 두고 맞선 노사는 파업 기간에도 협상을 이어가지 못해 이번 파업사태는 자칫 해를 넘겨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에도 임단협 협상 차질을 이유로 올해 6월까지 모두 52차례 312시간 동안 파업에 들어가 회사 측 추산 3천500억원 상당 생산 차질을 유발했다.

부산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생산과 수출, 고용, 부가가치 창출 등 모든 부문에서 부산 1위의 제조기업이다.

2016년 기준으로 매출 6조3천억원을 기록해 부산 전체 제조업 매출에서 14.32% 비중을 차지했다.

수출도 꾸준히 늘어 2017년 3조4천억원을 수출하면서 부산 전체 수출의 19.3%를 르노삼성차가 담당했다.

'부산 1위' 르노삼성차 잦은 파업에 지역 경제계 몸살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차가 올해 상반기 파업에 이어 6개월 만에 다시 파업에 들어가면서 지역경제계의 우려는 점점 커진다.

먼저 올해 상반기 파업에서 직격탄을 맞은 지역 협력업체들은 이번 파업 소식에 다시 가슴을 졸이고 있다.

부산지역의 르노삼성차 1차 협력업체는 2018년 기준으로 31개에 달하며 전체 매출액은 5천137억원 규모다.

고용인원도 4천800명이나 된다.

상반기 파업에서 지역 협력업체 대부분은 공장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일부는 공장을 옮기거나 아예 문을 닫기도 했다.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상반기 파업 여파가 채 수습되기도 전에 다시 파업 소식에 걱정이 태산"이라며 "특히 자금 수요가 많은 연말연시에 파업하는 것은 공장 문을 닫으라는 소리"라고 한숨 지었다.

르노삼성차 파업 여파는 부산 수출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부산 1위' 르노삼성차 잦은 파업에 지역 경제계 몸살
올해 들어 11월까지 부산지역 자동차 수출은 14억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억8천100만달러보다 35.7%나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감소한 가운데 부산 최대 자동차 수출기업인 르노삼성차의 수출 실적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부산지역 산업 동향 가운데 자동차는 10월 기준으로 생산과 출하는 지난해보다 각각 19.4%와 17.0% 줄었고, 재고는 53.4%나 늘어 산업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이갑준 부산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25일 "부산은 조선과 철강 등 전통산업이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업종이 그나마 지역 경제 버팀목 역할을 했으나 올해는 르노삼성차 파업으로 그나마도 힘들게 됐다"며 "르노삼성차가 하루빨리 파업을 털고 정상 가동에 들어가야 지역경제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산시와 부산상의 등은 지역 기업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메이드 인 부산 캠페인'을 열고 르노삼성차 구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부산 1위' 르노삼성차 잦은 파업에 지역 경제계 몸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