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사진)이 “중국 기업인에게 올해가 무척 힘든 해였지만 그 어려움은 단지 시작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마 전 회장은 지난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저장성상공회의소 연례 회동에서 “중국이 미국과 최근 체결한 1단계 무역협정으로 진짜 변화가 시작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저장성 항저우 출신인 마 전 회장은 항저우에서 알리바바를 창업해 자산 380억달러(약 44조원)의 재산을 쌓은 중국 1위 부호다. 지난 9월 55세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 은퇴했다.

마 전 회장은 “나는 전날에도 여러 친구에게 돈을 빌려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런 전화를 하루에 다섯 통씩은 받는다”고 털어놨다. 또 “지난주에는 돈이 필요해 부동산을 처분하려는 친구를 열 명 봤다. 정말 힘든 시기”라고 했다.

마 전 회장은 “중국 경제는 엄청난 변화에 직면해 있으며 우리는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적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어려움과 관련해 더 구체적으로 발언하지는 않았다. SCMP는 그러나 그의 어조에 중국 기업과 경제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묻어났다고 전했다. 중국의 부채 증가와 대외 관계 악화 속에서 그의 발언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2010년 10.6%로 정점을 찍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작년 6.8%까지 내려왔고, 올해는 6.1% 안팎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중국 국무원의 내년 성장 목표는 6% 내외다. 최근 1단계 합의를 성사시키긴 했지만 작년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