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은 "긍정적 진전"이라며 환영

국제형사재판소(ICC)의 파투 벤수다 검사장이 요르단강 서안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지역 내 전쟁 범죄를 조사하겠다고 밝히자 이스라엘과 미국이 반발하고 있다.

벤수다 검사장은 2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사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타당한 근거가 있다"며 "전쟁범죄가 요르단강 서안, 동예루살렘, 가자지구에서 벌어졌거나 벌어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고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벤수다 검사장은 공식적인 조사에 앞서 ICC에 팔레스타인 지역 중 관할권 범위에 대한 판결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벤수다 검사장의 발표를 환영했다.

팔레스타인의 고위 정치인 하난 아슈라위는 벤수다 검사장의 언급에 대해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한 뒤 이스라엘이 범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그동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살해하는 등 전쟁범죄를 저질러왔다고 주장했다.

작년 5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의 리아드 말키 외무장관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벤수다 검사장을 만나 2014년 6월부터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발생한 이스라엘 범죄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ICC 검사장 "팔레스타인지역 전쟁범죄 조사"…이스라엘·美 반발
'세계 최대의 감옥'으로 불리는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면서 유혈참사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3월 말 가자지구 분리장벽 근처에서 이스라엘의 점령정책을 규탄하는 시위가 시작된 뒤 팔레스타인 300여명이 이스라엘군에 피살됐다.

또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서는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물리적 충돌이 종종 벌어진다.

이스라엘 정부는 ICC의 팔레스타인 지역 조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ICC 검사의 결정은 ICC를 이스라엘의 권위를 실추시키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ICC는 주권국가의 청원 문제를 다루는데, 팔레스타인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중동의 대표적인 우방인 이스라엘을 감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벤수다 검사장의 팔레스타인 지역 조사 계획에 대해 "불공정하게 이스라엘을 겨냥하는 어떤 행동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