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산 13호분 발굴조사…청동제 허리띠 장식·다양한 토기도 나와
통로시설·중심 분할 돌벽 등 무덤 내부 구조 확인…내일 현장 설명회
'별자리 덮개돌' 함안 가야고분서 비취 굽은옥 발견
지난해 무덤 덮개돌에서 별자리를 표시한 성혈(星穴)로 판단되는 구멍들이 확인돼 관심을 끈 함안 말이산 13호분에서 비취 곡옥(曲玉·굽은옥)과 금동제 투조(透彫·금속판 일부를 도려내는 것) 허리띠 장식이 나왔다.

함안군과 매장문화재 조사기관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원장 배덕환)은 아라가야 지배층 무덤이 밀집한 함안 말이산 고분군 내 13호분 발굴조사를 통해 피장자 공간에서 말갖춤 조각과 갑옷 조각을 비롯해 두 귀 달린 장군(물이나 술을 담는 그릇), 기대(器臺·그릇받침), 고배(高杯·굽다리접시) 등 다양한 토기를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5세기에 조성했다고 추정되는 말이산 13호분은 고분군 중앙부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며, 봉분 규모는 직경 40.1m·높이 7.5m에 이른다.

일제강점기인 1918년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가 한 차례 조사한 적이 있고 이후에도 수차례 도굴 피해를 봤으나, 무덤 안에서 상당히 많은 유물이 출토됐다고 함안군은 강조했다.

함안군 관계자는 "곡옥은 허리띠 장식에 매달려 있었던 것 같은데, 도굴 피해로 극히 일부만 남았다"고 말했다.

'별자리 덮개돌' 함안 가야고분서 비취 굽은옥 발견
조사단은 올해 조사에서 고분 축조 기법을 파악하는 데 집중해 가야인들이 무덤 안에 특수 통로시설을 두고 중심을 분할하는 돌벽을 설치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함안군 관계자는 "특수 통로시설은 묘광(墓壙·무덤 구덩이) 북서쪽으로 난 길로, 부장 용품을 운반하거나 제의를 치르는 데 활용했던 것 같다"며 "말이산 13호분 같은 석곽묘(石槨墓·돌덧널무덤)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시신과 부장품을 묻기 때문에 통로시설은 매우 독특한 구조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국시대 고분에서는 처음으로 나타난 중심 분할 석벽은 돌덧널 중심축 상부에 조성했다.

현재 남은 높이는 약 3m이다.

함안군 관계자는 "석벽은 함안 안곡산성처럼 돌로 쌓은 성의 성벽과 유사하다"며 "말이산 13호분이 치밀한 설계를 바탕으로 축조됐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별자리 덮개돌' 함안 가야고분서 비취 굽은옥 발견
시신과 껴묻거리를 두는 돌덧널은 암반층 상부를 평평하게 한 뒤 구덩이를 파서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그 위에는 덮개돌 14개를 덮었는데, 봉분 하중을 견디기 위해 5매는 강도가 높은 화강암을 사용했다.

덮개돌 길이는 2.3∼2.7m, 너비는 0.5∼0.8m이다.

덮개돌과 아래쪽 벽 사이에는 점토를 깔고 너비 10㎝인 얇은 부재를 넣어 수평을 맞췄다.

돌덧널 규모는 길이 8.7m·너비 2.1m이며, 내부는 붉은색 안료로 칠했다.

벽에서는 아라가야 석곽묘의 독특한 목제 시설인 들보도 발견됐다.

'별자리 덮개돌' 함안 가야고분서 비취 굽은옥 발견
한편 조사단은 13호분 주변에서 또 다른 석곽묘인 86호분과 129호분을 찾아냈다.

돌넛널 길이가 6.5m인 86호분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그릇받침과 화살촉, 창, 마구(馬具)인 등자와 재갈이 나왔다.

86호분보다 다소 작은 129호분에는 도랑인 주구(周溝)가 있고, 내부에서는 뿔잔과 항아리 등이 수습됐다.

함안군 관계자는 "86호분과 129호분은 13호분보다 조금 늦은 시기에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13호분에 딸린 무덤인 배장묘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13호분 발굴조사를 통해 고대 아라가야의 토목기술을 새롭게 확인하고, 가야 문화와 역사를 연구할 소중한 자료들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함안군은 20일 오후 2시에 말이산 13호분에서 설명회를 열어 발굴 성과를 공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