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연설…"핵 군축 이뤄져야 전세계·한반도 평화가 강화"
文의장 "스웨덴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응원에 각별히 감사"
스웨덴 총리 "한반도 평화·안보 위해 외교적 노력 계속할 것"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19일 국회를 찾아 "스웨덴은 한반도 평화와 안보 증진에 헌신하며 이를 위한 대화와 외교적 노력을 계속 독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 중인 뢰벤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계속해서 함께 노력해 훌륭한 양국관계를 발전시키고 글로벌 문제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뢰벤 총리는 특히 협력을 통한 안보와 핵군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뢰벤 총리는 "국제 안보 환경이 악화되면서 핵무기 위협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여파는 한반도에서 여실히 느껴진다"며 "바로 이런 이유에서 스웨덴 정부는 핵 군축을 외교안보 정책의 우선 과제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 정세 상황과 핵무기가 인류 전체에 야기하는 위협을 감안했을때 이만큼 시급성이 큰 과제는 몇 없다"고 역설했다.

뢰벤 총리는 "내년 핵확산금지조약(NPT) 검토회의는 중차대한 자리가 될 것"이라며 "핵무기 군축이 이뤄져야 전세계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가 강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뢰벤 총리는 "우리가 직면한 안보에 대한 과제는 어느 때보다 폭넓고 복잡한데,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며 "공통의 안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뢰벤 총리는 "올로프 팔메 전 스웨덴 총리는 각 국가는 더이상 상대를 제압한 결과로서의 안보를 추구하지 않고 협력 노력으로만 안보를 달성할 수 있다는 '공통의 안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며 "이는 스웨덴의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원회 참여 같은 협력의 노력으로 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은 1953년 판문점 중립국 감동위원회 참여를 요청받아 참여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평화와 헌신의 노력"이라며 "한반도에서의 이런 주요 임무 외에도 외교적 지원을 계속해서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뢰벤 총리는 정치의 중요한 책무로 신뢰 구축을 강조하며 윤선도 시인의 시조를 거론하기도 했다.

뢰벤 총리는 "신뢰는 스웨덴 사회의 근본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가 함께 미래를 창출하고 내일은 오늘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 진다는 신뢰, 미래에 대한 믿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스웨덴과 한국 모두 혹한의 추위에 익숙하지만 아무리추운 겨울이라도 봄은 반드시 온다는 사실을 안다"면서 '엄동이 지나거나 설풍이 어디가니 천산 만산의 봄기운이 어리었다'는 윤 시인 시조의 구절을 영어로 읊자 청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뢰벤 총리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에서도 양국 우호를 강조하며 윤 시인의 다른 시조를 거론한 바 있다.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은 뢰벤 총리 연설에 앞서 환영사를 통해 "스웨덴은 전통적인 우방이자 동반자"라며 "특히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원회 일원으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 온 전통적 우방국"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어 "(스웨덴은) 현재까지도 한반도 문제에 대해 지속적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스웨덴 정부와 국민의 각별한 응원과 지지에 대해 감사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뢰벤 총리는 당초 국회 본청에 있는 예결위회의장에서 연설할 예정이었지만, 예결위회의장으로 통하는 로텐더홀에서 자유한국당의 농성이 진행중인 점을 감안해 연설 장소를 국회도서관으로 변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