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위까지 받은 적대적 M&A 귀재…익명 제보에 '덜미'

호주 경제계의 전설로 불리는 80대 기업 사냥꾼이 아동 성 착취물 소지 혐의로 체포·기소됐다.

호주 경제 거물, 아동 성착취물 갖고 출국하다 긴급체포
18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저명한 투자 사업가로서 1988년 기사 작위까지 받은 론 브라이얼리(82) 경(卿)이 전날 시드니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체포 당시 그가 휴대하고 있던 노트북 컴퓨터와 USB(이동식 컴퓨터 파일 저장장치)에서는 아동 성 착취 사진 20만 7천점과 동영상 500개 이상이 발견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익명의 제보를 받아 'NSW주 아동 착취·성범죄 특수대'와 함께 5개월간 비밀 수사를 벌인 끝에 피지로 출국하려는 브라이얼리 경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드니 동부 포인트 파이퍼에 있는 그의 저택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추가 증거물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얼 경은 뉴질랜드 출신으로 1980년대부터 자신이 설립한 투자사 인더스트리얼 에쿠어티 리미티트(IEL) 등을 통해 과감한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주도한 이름난 기업 사냥꾼이다.

주류 제조사 '칼톤 앤 유나이티드 브루어리스'(CUB), 에너지 회사 AGL, 복권 시행사 텟츠, 주택 시공사 에브이 제닝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그의 적대적 M&A 대상이 됐다.

또한 그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 울워스와 콜스, 데이비드 존스 백화점 등 호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경영 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는 지난 6월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를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로 첫 공판은 내년 2월 10일 시드니 시내 다우닝 센터 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