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추락 사고를 낸 737맥스(사진) 기종 생산을 중단하자 보잉에 항공기 엔진을 납품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도 휘청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E는 보잉이 737맥스 생산을 멈추면서 현금 흐름 악화에 빠지게 됐다. GE는 보잉에 핵심 부품인 엔진을 공급한다. 다른 기종들은 엔진 공급사가 여럿이지만 737맥스엔 모두 GE가 제조한 엔진이 들어간다.

보잉은 다음달부터 737맥스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기종은 작년 10월 추락한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여객기, 지난 3월 사고를 낸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와 같은 모델이다. 두 건의 사고로 탑승객과 승무원 346명이 전원 사망했다. 보잉 737맥스 기종 여객기는 미국 등 40여 개국에서 운항이 정지됐다.

WSJ는 “보잉이 지난 4월 항공기 생산량을 52대에서 42대로 일시 줄였을 때 GE의 현금흐름은 4억달러가량 줄었다”며 “올해 총 14억달러, 내년 20억달러의 현금흐름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GE의 작년 영업이익 중 항공 부문 비중은 60%를 웃돈다. 주력인 전력 부문이 막대한 손실을 입은 탓에 엔진 사업이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GE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보잉의 737맥스 생산 중단은 일시적 조치”라며 “생산을 재개하면 현금흐름이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다른 공급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 부품업체들 역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업체 RSM의 조지프 브루수엘라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공급업체들은 사업 자체를 접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잉이 생산 중단 조치를 해제하더라도 생산 공정을 원상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737맥스 기종이 워낙 큰 기종이라 생산을 일시 중단하는 것만으로 미국의 내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5%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