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 의견 교환하는 수준"
카타르 "사우디와 관계 진전됐다기엔 너무 일러"
카타르 정부는 2년 반째 이어진 '걸프 단교 위기'와 관련,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화하고는 있지만, 관계가 진전됐다고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과 인터뷰에서 "카타르와 사우디는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라며 "진정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하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사우디가 국교를 재개하는 선행 조건으로 내건 이란과 관계 단절, 알자지라 방송 중단, 터키군 주둔 기지 폐쇄 등에 대해선 "우리의 자주 주권에 영향을 미치고 대내외 정책을 간섭하는 그런 조건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관점에서 주변국의 그런 불만을 이해하고 연구해 보겠다"라며 "미래에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잠재적 위기를 방어하는 해법을 찾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아랍 주류권은 2017년 6월 테러리즘 지원과 이란과 우호 관계 등을 구실로 카타르와 단교하고 인적·물적 교류를 중단했다.

이와 관련, 셰이크 무함마드 장관은 15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도 사우디와 접촉을 확인하면서 "아주 조금 진전했을 뿐이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16일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는 "아예 의사소통하지 않는 교착 상태를 벗어나 사우디와 의견을 주고받는 정도로 약간 진도가 나갔다"라고 답했다.

특히 사우디가 껄끄러워하는 터키에 대해 그는 "우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를 돕고 열린 태도로 대한 나라에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겠다.

그런 나라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터키는 사우디 등이 단교를 선언하자 사우디의 군사 행동을 막기 위해 카타르에 추가 파병하고, 카타르가 필요한 식료품 교역을 늘렸다.

사우디와 카타르의 물밑 접촉에 대해 안와르 가르가시 UAE 외교담당 국무장관은 "카타르가 단교한 나머지 세 나라를 제외하고 사우디하고만 외교 위기를 풀고 있다는 정보를 흘린 것은 우리 진영의 분란을 일으키고 자신의 의무는 회피하려는 상습적인 수법이다"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미 백악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와 전화 통화하고 걸프의 단교 위기가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