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서 입금된 1.4兆…현대重지주 신사업 속도낸다
현대중공업지주가 현금 1조4000억원을 손에 넣었다.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에 매각한 대가다.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2대 주주에 올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17일 아람코로부터 현대오일뱅크 주식매각대금 1조3749억원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지난 1월 28일 양사가 체결한 투자계약서에 따른 것이다. 매각대금 납입을 완료하면서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획득하게 됐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사진)은 “확보한 재원으로 신사업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지분 투자를 계기로 아람코와 조선, 엔진, 화학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매각대금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차입금 상환과 스마트선, 스마트물류 등 신사업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지분 투자를 계기로 세계 증시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아람코와 사업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아람코, 람프렐, 바흐리사와 공동 투자해 사우디 ‘킹 살만’ 조선산업 단지에 합작조선소를 건설하고 있다. 2021년 말 완공을 목표로,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내년 3월에는 아람코와 엔진 합작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엔진공장은 킹 살만 조산산업 단지에 짓는다. 내년 9월 착공해 2022년 5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프로필렌 유도체 제조사업을 비롯한 고기능성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제조사업 등 석유화학사업 분야에서도 아람코와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협력 강화 차원에서 지난 12일 임시주총을 열고 이브라힘 카심 케이 알부아이나인 아람코 트레이딩 대표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했다. 지난 6월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과 면담하고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