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독재자 알바시르 첫 처벌…돈세탁 유죄 2년형
수단을 30년간 철권통치하다 국민적 시위와 군부에 축출당한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75) 전 대통령에 대해 수단 법원이 14일(현지시간) 돈세탁과 부패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1심에서 2년형을 선고했다.

그가 올해 4월 권좌에서 쫓겨난 뒤 법적인 처벌이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은 그러나 그의 나이를 고려한다면서 거처를 교도소가 아닌 고령 범죄자의 사회 복귀를 위한 교화시설로 지정했다.

알바시르 전 대통령이 관저에서 퇴거했을 때 수단 경찰은 그곳에서 현금 780만 달러(약 95억원)를 발견했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9천만 달러(약 1천57억원)를 받았지만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 사실이 공개되는 걸 원치 않아 중앙은행에 예치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이 돈을 사적으로 쓰지 않고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관저에서 발견된 780만 달러를 압수해 국고로 귀속하라고 명령했다.

알바시르 정권을 끌어내린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수단직업협회(SPA)는 이날 성명에서 "도의적, 정치적인 유죄 판결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반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의 결심이 진행된 법원 앞에는 그를 지지하는 수백명이 모여 석방을 요구했다.

그의 변호인은 "알바시르 전 대통령의 사기가 높다"라며 "항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알바시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시작한 반정부 시위에서 시민에게 발포하라고 명령한 혐의로도 재판받고 있다.

현재 과도 정부를 이끄는 수단 군부가 알바시르 전 대통령의 혐의를 어느 정도까지 밝혀내 기소할지는 불분명하다.

현재 검찰은 1989년 알바시르가 일으킨 쿠데타의 경위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그의 신병을 인도하라고 과도 정부에 요구했으나 과도정부는 이를 거절했다.

ICC는 2003년 수단 서부 다르푸르에서 발생한 내전에서 인종 학살을 지시하고 전쟁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2009년과 2010년 알바시르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