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도 등장
EBS, '보니하니' 제작진 전면 교체
프로그램 잠정 중단 결정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영 교육채널 EBS에서 일어난 청소년 방송인을 향한 언어폭력, 신체폭력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미성년자인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피해 사실을 제대로 말하지 못할 상황일 수 있으며, 명백하게 폭력적인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를 감싸는 EBS의 입장에 의아함을 느낀다. 그 동안 공공연하게 미성년자를 향한 폭력이 행해졌고, EBS에서는 그것을 묵인해왔다는 의심이 든다"며 "공영방송, 그것도 주로 학생들인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EBS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박동근의 발언도 문제가 됐다. 채연을 향해 '리스테린 소독한 X', '독한 X'이라는 욕설을 했기 때문. 특히 해당 표현이 성희롱성 발언으로 지적을 당하며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이에 '보니하니' 측은 SNS를 통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출연자 간에 폭력은 발생하지 않았다. 매일 생방송을 진행하며 출연자들끼리 허물없이 지내다보니 어제는 심한 장난으로 이어졌다"고 해명해 기름을 부었다.
결국 EBS는 "폭력적인 장면과 언어 성희롱 장면이 가감 없이 방송돼 주요 시청자인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심한 불쾌감과 상처를 드렸다.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사고를 인지한 즉시 비상 대책회의를 열고 전사적 차원의 대책 및 이행 계획을 수립했다. 우선 문제의 출연자 2명을 즉각 출연 정지시키고, 관련 콘텐츠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삭제 조치했다"고 공식입장을 냈다.
그럼에도 대중들은 어린이를 시청 대상으로 하는 공영 교육방송에서 이 같은 논란이 벌어진 것에 분노를 금치 못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청원글의 링크가 공유됐으며, 청원이 시작된 지 하루가 지난 12일 오후 3시 기준 참여인원은 6만8000명을 넘어섰다.

EBS에 따르면 김 사장은 '보니하니' 프로그램 제작 책임자인 유아어린이특임국장과 유아어린이부장을 보직 해임하고, 프로그램 제작진을 전면 교체했다. 또 프로그램 관계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제작 시스템 전반에 걸쳐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EBS는 이를 위해 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시스템 점검과 종합 대책 수립을 위한 긴급 대응단'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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