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형편 탓에 적절한 난방을 하지 못하는 에너지 취약 계층이 겨울철 적정 실내 온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 관련 시민단체 모임인 에너지시민연대는 12일 서울, 경기 안산·군포 등 전국 6개 시·도의 에너지 취약계층 총 295가구를 조사한 '겨울철 에너지 빈곤층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참여한 가구는 노인 세대가 205가구(69%)로 가장 많았으며 평균 연령은 71.5세였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조사 기간, 대상 가구의 평균 실내온도는 약 섭씨(℃) 17도로, 실내 적정온도인 20도에 미치지 못했다.
지하 혹은 반지하에 거주하는 21가구는 실내온도가 약 15도로 상황이 더 열악했다.
이들 가구의 실내·외 온도 차는 6.5도로 전체 가구의 실내·외 온도 차(4.5도)보다 더 컸다.
주된 난방 시설은 도시가스 보일러가 209가구(71%)로 가장 많았고 지역난방 34가구(12%), 석유 보일러 32가구(11%), LPG 보일러 7가구(2.4%), 전기 장판·전기 매트 6가구(2%) 순이었다.
조사 가구의 평균 한 달 수입(전체 가족 구성원 총수입)은 약 57만8천원이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난방 요금으로 약 5만9천원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한파로 인해 건강 이상을 경험한 적 있는지 묻는 말에는 응답자의 51%가 '감기에 걸렸다'고 대답했다.
신경통(28%), 관절염(22%), 두통(15%) 증상을 호소한 경우도 많았다.
조사 대상의 71%에 해당하는 209가구가 에너지 바우처 제도, 전기요금 할인 등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을 받았지만, 이들 중 절반은 에너지 복지에 대해 '불만족'하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조사 결과 복지 혜택을 받고 있으면서도 해당 사실을 모르거나 (에너지) 복지 제도에 대한 내용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수혜자 유형별 에너지 복지에 대한 세부사항을 알려주는 맞춤형 보완을 통해 사업 효율성과 효과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