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관련 대러 징계에 반발…WADA, 러에 '4년간 공식출전 금지'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도핑 샘플 조작과 관련해 러시아의 주요 국제스포츠대회 출전금지를 결정한 가운데 러시아 복싱협회가 자국 국기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복싱협회 사무총장 우마르 크렘료프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복싱 선수들이 러시아 국기를 달고 출전하고 우리 국가가 울려 퍼지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고서는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스포츠중재재판소) 제소를 통해 공식 참가 출전권을 확보하라는 주문이 있으며,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 러시아반도핑위원회(RUSADA)의 조치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면서도 "자체적으로도 WADA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크렘료프는 "이번 사건(러시아의 도핑 관련 사건)은 러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 스포츠계의 문제"라면서 "모두를 징계할 것이 아니라 특정한 개인이나 협회를 징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2020년 세계선수권대회, 2021년 유럽선수권대회 등 복싱 분야 국제대회 유치를 신청한 점을 언급하며 "이 대회들을 유치하기 위해 WADA와 어떤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스포츠 강국이며 러시아에서 진행되는 모든 대회는 최상의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그러한 수준을 유지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WADA 집행위는 앞서 9일 RUSADA 활동이 반도핑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4년간 도핑과 관련된 러시아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금지, 러시아의 국제대회 유치 금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등에 공식적으로 참가할 수 없게 됐다.

도핑 혐의가 없는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은 '중립국 신분'으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가슴에 러시아 국기를 달고 뛰지 못하며 수상하더라도 러시아 국가가 연주되지 않는다.

러시아는 4년 동안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도 유치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러-우크라-독일-프랑스 4자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WADA의 결정은 정치적이며 스포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WADA의 결정은 올림픽 헌장에 위배된다.

우리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모든 근거를 갖고 있다"면서 제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 복싱협회 "국기 사용못하면 2020 도쿄올림픽 출전않을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