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동 이원희 씨, 한끼 나눔 사업으로 '찾동' 유공자 표창
서울시, 2015년부터 찾동 사업…주민·방문간호사 등과 소외 이웃 발굴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강점은 소통…'고맙다' 한 마디에 보람"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주민 이원희(68) 씨는 한 달에 한 번 특별한 밥상을 준비한다.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직접 요리한 음식들로 꾸민 밥상이다.

가리봉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인 그는 매달 가리봉동의 한 건물을 빌려 협의체 위원들과 함께 홀몸노인과 저소득층 등 20여명에게 직접 요리한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올해로 식사를 제공한 지 5년째. 어느덧 한 끼 나눔은 그의 일상이 됐다.

이런 그의 활동은 서울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이하 찾동) 사업의 하나다.

찾동은 공무원이 직접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을 찾아 나서는, 적극적 행정 서비스를 말한다.

2014년 송파구 반지하 주택에서 세 모녀가 숨진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2015년 7월 시작됐고, 올해 25개 자치구 424개 동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시민이 직접 동네 현안을 논의하는 '찾아가는 골목회의'를 도입하고, 주민자치조직을 더욱 확대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강점은 소통…'고맙다' 한 마디에 보람"
서울시는 지난 9일 '2019 찾동 공감 시상식'을 열고 찾동 사업에 앞장선 이원희 위원장을 비롯한 시민 25명, 공무원 25명, 방문간호사 5명 등 총 55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이원희 위원장은 시상식에 앞서 연합뉴스와 만나 "식사를 하신 분들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나눔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가리봉동에 53년째 거주하는 이 위원장은 동주민센터와 함께 집수리 봉사, 저소득가구 교복비 나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찾동 활동의 강점으로 소통을 꼽았다.

이원희 위원장은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주민, 경찰, 주민센터가 삼위일체가 돼서 정보를 공유하다 보니 누가 정말 어려운지 파악해 바로바로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며 "예전에는 동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새는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은 그가 나눔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다.

이 위원장은 "가리봉동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낙후 지역이라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이 많다"며 "가방을 메고 홀로 학교에 가는 초등학생 가장이나 몇천원을 벌기 위해 종일 쓰레기장을 뒤지는 80대 할머니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강점은 소통…'고맙다' 한 마디에 보람"
그는 "협의체 위원들의 아이디어로 음식 대접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돈을 내고 식당을 예약해 줬는데 식사가 변변치 못해 직접 요리까지 하게 됐다"며 "초반에는 많은 분이 '한 끼 얻어먹는 게 자존심이 상한다'며 오지 않았는데 꾸준히 하다 보니 식사 날짜만 기다리고 계시더라"고 돌아봤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도 독거노인을 보살피고, 청소년 가장을 돌봐주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전날 시상식에서는 다양한 주민 모임과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소외 이웃 발굴에 앞장서 온 시민과 공무원들이 표창을 받았다.

방문간호사로는 마포구 보건소 문홍림 간호사, 도봉구 보건소 김은숙 간호사, 성동구 보건소 장태현 간호사 등이 수상했다.

문홍림 간호사는 '이웃사촌 건강 경로당'을 운영하며 고령층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방법을 교육했고, 김은숙 간호사는 의료 소외 계층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강점은 소통…'고맙다' 한 마디에 보람"
찾동 추진 최우수 자치구로는 금천구, 우수구는 관악구와 도봉구가 선정됐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국장은 "찾동은 공공의 책임성을 높여 주민 생활을 책임지는 한편 주민 스스로 지역활동을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라며 "찾동을 통해 주민이 지역 공동체 활동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강점은 소통…'고맙다' 한 마디에 보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