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등 약물을 몸 안에 투여할 때 종종 부작용이 생기는 건 약물이 모든 세포에 보편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세포에만 약물이 도달하게 하는 이른바 '표적 정밀 의료' 기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양한 방사선·화학·면역 요법 등이 강도 높게 쓰이는 암 치료에선 특히 그렇다.
원하는 세포만 정확히 겨냥해 다양한 치료 약을 전달하는 생분해성 고분자 '나노 컨테이너(nanosize container)'를 미국 존스 홉킨스대 의대 과학자들이 개발했다.
관련 논문은 6일(현지시간)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이 나노 컨테이너는, 단백질 기반 약물이나 면역 치료제 외에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의 기반 단백질도 담을 수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블룸버그-킴멜 암 면역치료 연구소'의 조던 그린 생의학 공학 교수는 "대부분의 약은 특정 세포만 표적으로 삼지 않고 몸 안에 무차별적으로 퍼진다"라면서 "일부 항생제 등은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하기도 하지만, 세포 안까지 바로 약을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조던 교수팀은, 대부분 구형이고 양전하와 음전하를 모두 갖는 바이러스의 특성에 착안했다.
전체적으로 중간 전하(neutral overall charge)에 가까운 바이러스는 이런 특성 때문에 세포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다수의 생물학 제제(약)를 구성하는 고분자 단백질과 핵산은, 높은 전위 때문에 세포를 밀어내려는 성질이 있다.
이런 난점을 극복하려고 개발한 게 바로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biodegradable polymer material)이다.
나뭇가지처럼 4개의 분자가 결합한 이 물질은 음양의 전하를 모두 갖고, 시간이 지나면 물에 녹게 디자인됐다.
또한 생물학 제제와의 수소 결합과 음양 전하에 따라 세포를 밀기도 하고 당기기도 한다.
예컨대 이 물질로 만든 나노 컨테이너가 양전하를 띠면, 세포막과 작용해 엔도좀에 에워싸여진 뒤 그 안에서 녹는다.
컨테이너에 실린 약이 세포 안에서 원활히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엔도좀(endosome)은 진핵세포의 원형질막과 리소좀(또는 골지체) 사이에서 물질 이동에 관여하는 세포소기관이다.
세포 내로 진입한 나노 입자는 종종 엔도좀 안에 격리돼 그 내용물을 분해 당한다곤 한다.
하지만 이 나노 컨테이너는 많은 표적 세포들에 두루 퍼지고, 엔도좀에 갇히지도 않는다는 게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한 유전자 편집에 어느 정도 적용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크리스퍼 기반 단백질과 핵산 복합물을 함유한 나노 패키지를 만들어 실험실 배양 세포에 실험했다.
이 나노 패키지는, 크리스퍼 단백질이 세포 유전체의 일부분을 잘라내면 세포가 붉은 형광을 내게 조작한 것이었다.
그 결과 세포의 특정 유전자가 고장 나게 하는 덴 77%, 유전자를 추가하거나 보수하는 덴 약 4%의 성공률을 보였다.
현재의 기술로 유전자를 올바르게 잘라낼 확률은 10%도 안 된다.
루이 위안 박사과정 연구원은 "5년 전 이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과학자들은 세포 안에 이런 치료 약을 넣으려면 바이러스를 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면, 질병 그 자체는 물론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된다"라고 말했다.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기를 판매한 혐의로 법정에 선 업체 대표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17일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첫 공판이 전주지법 제11형사부(김상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날 A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피고인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고 답했다.다만 변호인은 "A 씨가 생산한 제품의 허가와 관련해 식약처에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기일을 넉넉히 두고 속행을 진행해 달라"며 재판부에 요청했다.이에 재판부는 "한차례 속행하겠다. 다만 다음 기일까지 검사가 제기한 공소사실 및 증거에 대한 의견서를 검토해 정리해 달라"고 말했다.A 씨는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약 2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하지 않고 코고리 마스크 등의 제품 성능 및 효능을 광고하고 3개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 씨는 코고리 마스크를 코에 걸치는 것만으로도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이 같은 광고를 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고리 마스크 업체 대표 A 씨를 고발했었다. 수사기관에서 A 씨는 "전 세계 인류를 구하기 위해 코고리 마스크를 개발한 것이다"며 "제품에 문제가 없는데도 고발한 식약처를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A 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5월 12일에 열릴 예정이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사진=뉴스1국내 노동시장 '취업자 수'가 2029년부터 본격적으로 '감소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등에 취업자 수가 일시 감소한 바 있지만, 2029년 이후부터는 아예 감소세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취업자가 가장 많이 감소하는 직종은 소매업으로 추후 26만4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봤다. 17일 한국고용정보원은 이같은 내용의 '2023년~2033년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을 발표했다. 10년간 노동시장의 공급(경제활동인구)과 수요(취업자)를 전망하는 자료다. 먼저 경제활동인구는 2023년부터 2033년까지 10년 동안 24만 8000명 증가한다. 하지만 과거 10년(2013~2023년) 동안 증가한 경활 인구 309만5000명에 비하면 증가폭이 1/10 수준으로 폭락할 전망이다. 특히 해당 기간 취업자 수는 31만2000명 늘어나지만, 정작 후기인 2029년부터 본격적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후기에만 8만5000명이 줄어들게 된다.산업별로 분석한 결과 고령화·돌봄 수요 확대 등으로 사회복지·보건업에서 취업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복지업에서만 10년간 76만명이 늘어날 전망이다. 디지털 전환 등 기술혁신의 영향으로 출판업(소프트웨어개발 등)에서도 6만 9000명의 취업자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온라인화·플랫폼화 등 산업구조 전환의 영향으로 소매업, 음식·주점업, 도매 및 상품중개업은 취업자수가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소매업은 산업 전환 직격탄을 맞아 무려 26만4000명의 취업자수가 10년동안 사라진다. 직업별로도 고령화의 영향으로 돌봄, 보건 및 개인서비스직에서
광진구, 도봉구, 중랑구 등 거주 어르신은 4월부터 실버카(보행보조기)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서울시는 17일 지난해 공모를 통해 선정된 광진구, 도봉구, 중랑구 관내 경로당과 복지관을 중심으로 최장 3개월까지 실버카를 무료로 대여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사업에 총 2억8000만원을 투입해 930대의 실버카를 배치할 계획이다. 이용 어르신은 기본 2개월, 최대 3개월까지 빌릴 수 있다.실버카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이동을 돕는 보행 보조 기구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의 외부 활동을 촉진하고 고립감을 해소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버카는 각 동주민센터에 5대씩, 서울노인복지센터 등 19개 시립 노인복지관에는 기관별 10대씩 비치된다.대여 기간은 기본 2개월이며, 필요 시 1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동주민센터에서는 60세 이상 어르신 누구나 신분확인 후 대여할 수 있고, 노인복지관과 경로당은 등록 회원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보다 자세한 대여 일정 및 절차는 해당 자치구 및 운영 기관에 문의하면 된다.강해라 서울시 어르신복지과장은 "이번 사업이 어르신들의 생활을 돕고 지역사회 참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향후 성과를 분석해 운영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