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北, ICBM 도발 시사…'동창리 폐쇄' 약속 뒤집고 레드라인 넘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北 "중대한 시험 성공"
美 대화 요구에 "시간벌기 속임수"
내년 美 대선 언급하며 압박 높여
'연말 시한' 앞두고 긴장 최고조
美 대화 요구에 "시간벌기 속임수"
내년 美 대선 언급하며 압박 높여
'연말 시한' 앞두고 긴장 최고조
북한이 연말로 못 박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시한이 20일가량 남은 가운데 북한의 대미 압박 강도가 위험 수위까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내년 미국 대선을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문제를 국내 정치용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한 데 이어 8일엔 미국이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삼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무력 시위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다.
ICBM 발사로 ‘레드라인’ 넘어서나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이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언급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은 사실상 ICBM용 고체연료 엔진시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번 시험이 이뤄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여러 차례 해온 곳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날 담화는 ICBM 발사시험 준비가 완료됐다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무력 도발 가능성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서해위성발사장을 영구 폐쇄하기로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놀랄 것”이라며 “나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 둘 다 그런 방식으로 유지하길 바란다고 생각한다”고 했었다.
북한의 대미 압박 수위는 이른바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데 따른 북한의 초조함이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올해 13차례 이뤄진 미사일 도발에도 유화적인 반응을 보였던 트럼프 행정부 역시 최근 북한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며 ‘강 대 강’으로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원하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美 대선 정조준한 北
북한은 내년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까지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시험 중단’을 가장 큰 업적으로 삼아왔다.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으면 ICBM을 발사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 성과를 무위로 돌리겠다고 몰아붙이는 것이다.
앞서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7일 성명을 내고 미국의 대화 요구에 대해 내년 대선 등 미국 정치상황과 맞물린 ‘시간벌기 속임수’라는 취지로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질식시키려는 시도에서 적대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미국과 긴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북한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과 관련된 답변을 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정은)는 내가 다가올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안다”며 “나는 그가 선거에 개입하길 원하지 않지만 우리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과의) 관계는 매우 좋지만 여러분도 알다시피 약간의 적대감이 있다. 그것에 대해선 어떤 의심도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ICBM 발사 감행이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을 더 꼬이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그나마 북한의 군사 도발 억제를 외교 공적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ICBM을 발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 협상할 명분이 없어진다”고 분석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이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언급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은 사실상 ICBM용 고체연료 엔진시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번 시험이 이뤄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여러 차례 해온 곳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날 담화는 ICBM 발사시험 준비가 완료됐다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무력 도발 가능성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서해위성발사장을 영구 폐쇄하기로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놀랄 것”이라며 “나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 둘 다 그런 방식으로 유지하길 바란다고 생각한다”고 했었다.
북한의 대미 압박 수위는 이른바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데 따른 북한의 초조함이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올해 13차례 이뤄진 미사일 도발에도 유화적인 반응을 보였던 트럼프 행정부 역시 최근 북한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며 ‘강 대 강’으로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원하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美 대선 정조준한 北
북한은 내년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까지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시험 중단’을 가장 큰 업적으로 삼아왔다.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으면 ICBM을 발사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 성과를 무위로 돌리겠다고 몰아붙이는 것이다.
앞서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7일 성명을 내고 미국의 대화 요구에 대해 내년 대선 등 미국 정치상황과 맞물린 ‘시간벌기 속임수’라는 취지로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질식시키려는 시도에서 적대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미국과 긴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북한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과 관련된 답변을 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정은)는 내가 다가올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안다”며 “나는 그가 선거에 개입하길 원하지 않지만 우리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과의) 관계는 매우 좋지만 여러분도 알다시피 약간의 적대감이 있다. 그것에 대해선 어떤 의심도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ICBM 발사 감행이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을 더 꼬이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그나마 북한의 군사 도발 억제를 외교 공적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ICBM을 발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 협상할 명분이 없어진다”고 분석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