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스웨스턴대 연구진, 저널 '뉴런'에 논문

"유전자 돌연변이로 시냅스 생성 막히면 자폐증 된다"
특정한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아동기의 지적장애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등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미국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Usp9x 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뇌 발달기의 시냅스(뉴런 연접 부위) 생성을 저해하는 게 문제였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의 '자폐증·신경발달 센터' 연구진은 5일(현지시간) 이런 요지의 논문을 저널 '뉴런(Neuron)'에 발표했다.

이날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Usp9x 유전자는, 시냅스의 성장과 안정화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ankyrin-G라는 유전자의 발현을 차단했다.

이 센터의 피터 펜제스 소장은 "이런 유형의 돌연변이가 어떻게 지적장애와 정신 질환을 일으키는지 이해하는 퍼즐의 중요한 한 조각을 풀었다"라고 말했다.

성장하는 뇌는 많은 시냅스를 생성해야 한다.

그래야 뉴런(신경세포)들이 필요한 정보를 서로 교환할 수 있다.

그러나 Usp9x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ankyrin-G가 안정적으로 발현하지 못해, 시냅스가 줄어들게 된다는 걸 연구팀은 확인했다.

그래서 Usp9x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는 발달 지체, 학습 장애, 불안증 심화, 과잉 행동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Usp9x 유전자는 ankyrin-G 외에, 시냅스 생성을 늘리는 데 작용하는 다른 몇몇 단백질의 발현도 막는 것으로 드러났다.

Usp9x는, 뇌의 발달과 학습 기능 형성에 필요한 여러 핵심 단백질의 발현을 통합적으로 조절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했다.

ankyrin-G 유전자에 심한 돌연변이가 생기면 지적장애와 ASD를 유발한다는 건 이미 알려졌다.

그런데 그리 심하지 않은 형태의 ankyrin-G 돌연변이를 갖고 태어난 경우 아동기에는 시냅스가 비교적 정상적으로 발달하지만, 청소년기엔 시냅스가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감소해 조현병이나 양극성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Usp9x와 관련 단백질들은 암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제약산업계의 관심을 끌어왔다.

이와 관련해 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일부 후보 물질을, Usp9x를 표적으로 지적장애, 자폐증, 조현병, 양극성 장애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