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학교'·청사이전비·직원 통근버스까지
교육감 긴급 간부회의 소집…예결위 조율 과정 주목

경기도교육청의 내년도 본예산안을 심의 중인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가 교육감 핵심사업인 '꿈의 학교'를 비롯해 청사 이전비, 직원들의 통근버스 운영비 등 사업비 780억원 상당을 삭감했다.

경기도의회 교육위, '이재정 핵심사업' 예산 780억원 삭감
도교육청 본예산을 최종 의결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이달 5일부터 시작해 예산을 조정할 여지가 남아있지만, 사업비가 전액 삭감된 항목이 많아 막판 조율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행정국·감사관·총무과·교육협력국·운영지원과·미래교육국 소관)는 지난 29일 700억원가량을 삭감한 2020년도 경기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을 의결했다고 도교육청이 2일 밝혔다.

주요 삭감 사업은 이재정 교육감의 핵심 사업인 '꿈의 학교(마을과 연계한 방과후 프로그램)' 예산 148억여원, 본청시설관리(남부청사이전비) 229억여원, 교직원복지지원 109억여원 등이다.

이들 사업은 도교육청이 요구한 예산 전액이 삭감됐다.

도교육청 직속기관인 경기평생교육학습관의 학교도서관운영지원, 평학학습운영지원, 독서진흥 등 7개 사업 요구액 14억여원도 전액 삭감됐다.

이밖에 학교도서관운영지원(7천여만원 삭감, 이하 삭감금액만 표시), 인문독서교육활성화(7천여만원), 방과후돌봄운영(3억여원), 학교도서관운영지원(20억원) 등은 사업 예산 요구액 일부가 감액됐다.

이처럼 교육행정위원회에서만 총 700억여원이 삭감됐고, 제1교육위원회(기획조정실·대변인·안산회복지원단·교육연구원·교육정책국·교육과정국 소관)의 삭감까지 합하면 감액 총액은 784억여원에 달한다.

교육행정위 및 제1교육위원회의 의결안이 최종 확정되면 올해 1천908개가 운영 중인 꿈의 학교는 당장 내년부터 중단된다.

경기도의회 교육위, '이재정 핵심사업' 예산 780억원 삭감
공무원 사망 시 유가족에게 지급되는 사망조의금 및 재난 부조금, 공무원 심리치료를 위한 마음건강쉼케어 사업 등은 물론 직원 통근버스 등 도교육청 소속 직원들의 복지 사업도 올스톱된다.

도교육청의 주요 사업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복지 관련 예산까지 이례적으로 삭감되자, 이 교육감은 이날 국장급 간부들이 참석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책 방안을 마련 중이다.

도의회 측이 '의회와 교육청 간 소통 부족'을 이유로 예산을 삭감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도교육청은 예산안 최종 의결 전까지 의원들 설득작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직원은 이번 도의회의 삭감 조치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번 예산 조정에 참여한 도교육청 한 직원은 "예산 심의 및 조정, 의결은 도의원의 고유 권한이지만 납득할만한 설명 없이 사업비가 전액 삭감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예를 들어 꿈의 학교는 지난 수년간 많은 학생과 학부모의 공감으로 운영돼 왔는데 어떤 이유에서 전액 삭감한 것인지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 사망조의금 등은 공무원법에 규정된 것인데, 이런 것까지 삭감했다는 건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게 된다"고 말했다.

도의회 예결위는 5일부터 도교육청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한 뒤 13일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