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세상 물정 모르는 주장" 지적에는 진술서 제출로 답변 갈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은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에서는 증인 신청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정자법 위반' 은수미 항소심 2차 공판 증인신청 두고 '신경전'
28일 수원고법 형사1부(노경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은 시장 측은 성남 중원구 지역위원장 시절 지역위원회의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A 씨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A 씨는 당시 지역위원회가 당원 등의 자발적인 자원봉사로 이뤄졌다는 등의 내용을 증언해 줄 수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은 시장 변호인은 증인 신청 취지에 대해 "피고인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관한 미필적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당원의 자발적 참여로 정당 활동을 한다는 것과 지역위원회 일정 모두를 자원봉사로 도와주는 것은 차이가 있다"며 "피고인이 입증하려는 것은 본건과 큰 관련이 없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신청한 해당 증인과 이 사건의 차량 및 운전기사 제공이 무슨 관계인지 잘 모르겠다"며 "아울러 돈이나 용역을 자원봉사로 받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인지에 대한 변호인의 입장을 다시 정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은 시장은 재판부가 지난달 항소심 1차 공판에서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진술서 제출로 답변을 갈음했다.

재판부는 은 시장이 이 사건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코마트레이드로부터 차량과 운전기사를 받은 점과 관련, "자원봉사인 줄 알았다"고 변론한 점에 대해 "너무 순진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 같다.

이를 100만 시장의 윤리의식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은 시장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1년여간 자신의 정치 활동을 위해 코마트레이드와 최 모 씨에게서 95차례에 걸쳐 차량 편의를 받아 교통비 상당의 정치자금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코마트레이드 대표 이 모 씨는 성남지역 조직폭력배 출신이다.

최 씨는 코마트레이드 임원인 배 모 씨의 소개로 은 시장의 운전기사로 일하며 코마트레이드로부터 렌트 차량과 함께 월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은 시장은 올해 9월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다.

선출직 공무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이 사건 결심공판은 내년 1월 9일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