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철·장철민·이영수 씨 등 02학번 동갑내기 3인방
"우리가 바꿉니다"…기성정치에 도전장 던진 30대 청춘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한 여야 경쟁과 세대교체론이 뜨거운 가운데 남다른 각오로 도전장을 던지고 표밭을 누비는 청춘들이 있다.

신물나는 기성 정치에 신선한 '젊은 피'를 자신한 이들은 저마다 "청년 세대를 대변하고 깨끗한 정치풍토를 만들겠다"면서 다부진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일 대전지역 정가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 출마를 준비 중인 30대 청년은 더불어민주당 권오철(36) 중부대 겸임교수와 장철민(36) 전 국회의원 보좌관, 자유한국당 이영수(35) 전 청와대 행정관 등 3명이다.

여의도를 향해 뛰는 이들 지역 청년 3인방은 공교롭게도 02학번 동갑내기다.

나이는 30대지만 10년 이상 정치권에 몸담은 베테랑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권오철 겸임교수는 중부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청년위원장과 조직국장을 지내며 잔뼈를 키웠고, 문재인 대선후보 중앙선대위 조직특보로 활동하며 정치적 감각을 다졌다.

대전지역 사정을 밑바닥부터 잘 알고 당원들로부터 인지도가 높은 젊은 정치인이라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최근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하는 그는 한국당 이은권 의원 지역구인 중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제는 정치도 새로고침이 필요하다"며 "청년의 패기와 중장년의 노련함을 어떻게 조합해야 지역 발전을 이룰 수 있을지 민심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동구 출마를 준비하는 장철민 전 보좌관은 2012년 홍영표 의원실에 7급 정책비서로 들어간 뒤 5년 만에 보좌관으로 초고속 승진한 인물이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정치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은 물론 7급 비서부터 4급 보좌관까지 활동하며 정부의 정책 결정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으며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지난해 홍영표·이철희 의원과 함께 국가 균형 발전과 동구 발전 비전이라는 주제로 의견을 주고받는 토크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장 전 보좌관은 "우리 정치가 좋아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청년의 진출"이라며 "젊은 청년들이 어려운 지역에 도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한민국 정치가 나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수 전 행정관은 4선의 민주당 이상민 의원 지역구인 유성구을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이 전 행정관은 대학 졸업 직후 이혜훈 의원실 인턴으로 정치권에 발을 디딘 후 안종범 의원과 김현숙 의원 비서관으로 활동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 행정관과 성일종 의원 비서관으로 활동했다.

그는 다음달 초 토크 콘서트를 열고 총선을 향한 본격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이 전 행정관은 "시대정신을 담아낼 수 있는 밀레니엄 세대야말로 이념과 지역주의로 인한 대립정치로부터 균형을 잡고 거리를 둘 수 있는 세대"라며 "과거가 아닌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세대의 정치권 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이들의 공천 및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진 정치권에 청년 참여가 증가한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들의 도전은 또래의 팍팍한 현실만큼이나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지난 20대 총선에 출마한 지역구 후보 934명 중 40세 미만 청년은 70명(20대 20명, 30대 50명)에 불과했고, 부산 연제구에 출마한 김해영 후보만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경험과 경륜을 내세운 기성 정치인들과의 경쟁에서 젊음과 패기를 무기로 도전한 이들이 척박한 정치환경에서 밀알로 성장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김욱 배재대 글로벌정치커뮤니케이션 교수는 "오랫동안 준비한 청년들이 총선에 출마하는 것은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이들이 정치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정당 차원의 배려는 물론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