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닷새째 전면 통제
이란 국영방송, 친정부집회 부각…반정부시위 축소 집중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촉발한 반정부 시위의 기세를 축소하기 위해 이란 정부가 언론을 통해 여론전에 집중하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20일 전국 각지에서 항의 시위를 부추겨 '폭동'을 일으킨 '폭도'를 규탄하고 최고지도자와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는 집회가 전국 각지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시위를 진압하다가 폭도의 공격에 사망한 군인과 공무원 3명의 장례식이 성대하게 치러졌다고 전했다.

국영방송은 친정부 집회와 장례식에 참석한 시민들이 최고지도자에 대해 변함없는 지지를 다짐하고 시위에서 폭력 행위를 사주했다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의 엄단 방침에도 15일 휘발유 가격을 50% 인상하면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는 19일 밤에도 산발적으로 계속됐다.

그러나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19일 성명을 통해 "이란 내 21개 도시에서 최소 106명의 시위 참가자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당국은 군인 등 시위 진압 병력 5명이 사망했다는 사실 외에 시민 사망자는 발표하지 않았다.

이란 당국은 평화로운 시위에 외국의 사주를 받은 폭도가 침투해 시위에 참여한 시민에게 총기와 흉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방송에 출연한, 방화로 재산 피해를 본 시민들은 "폭도가 무장했고, 잘 훈련된 것처럼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안보상 이유로 시위의 조직 통로가 되는 20일 오후 현재까지 닷새째 인터넷을 전면 차단했다.

현재 이란에서는 국내에 서버를 둔 웹사이트는 접속할 수 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구글, 야후 등 외국 검색 사이트, 외국 언론사 홈페이지를 접속할 수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