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여행 필수 앱 무브…한국어로 전용車·운전기사 불러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을 믿고 동남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차를 부르면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어서다. 한두 명이 배낭 하나 둘러메고 가는 여행이라면 그랩만한 대안이 없다는 게 여행 마니아들의 이구동성이다.

그랩이 능사가 아닐 때도 있다. 대가족이 함께 움직이거나 골프백 등 무거운 짐이 많은 경우다. 이동할 때마다 여러 대의 차를 나눠 불러야 하는 게 번거롭다. 의사소통 문제 때문에 골치를 썩이는 때도 상당하다.

지난 5월 베트남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무브(movv)’는 이런 틈새를 노렸다. 무브는 온종일 전용 차량과 기사를 빌릴 수 있는 모빌리티(이동수단) 서비스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고자 하는 목적지들을 미리 입력해 두는 게 해야 할 일의 전부다. 일정을 마치고 ‘호출’ 버튼을 누르면 근처에 대기 중이던 전용 차량이 승객이 있는 곳으로 움직인다. 차량과 기사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매번 짐을 들고 내릴 필요도 없다. 차량도 널찍하다. 주력 차량이 현대자동차의 16인승 밴인 ‘쏠라티’(사진)다.

현지 기사들과 의사소통도 어렵지 않다. 목적지 설정, 기사 호출 등이 무브 앱에서 한국어로 가능하기 때문에 현지인 운전기사와 말을 섞을 일 자체가 많지 않다. 최민석 무브 대표는 “영어와 중국어는 파파고나 구글 통역을 활용하면 되지만 베트남어 등 동남아 언어들은 오역이 상당하다”며 “앱에 필요한 문장을 고르면 자동으로 번역해주는 라이브러리 시스템을 앱에 내장해 오역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무브는 호텔 체크인, 귀국 선물 구매 대행 등 요청이 잦은 심부름 목록을 앱에 집어넣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 업체는 3년 전 모바일업체로 출발했다. 삼성전자 출신인 최 대표가 올해 초 합류하면서 모빌리티로 업종을 바꿨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지원하는 업체기도 하다.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지난 5월부터이며 최근엔 대만, 태국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프리 시리즈A를 통해 15억원을 유치한 덕이다.

최 대표는 “한국에서도 일반 택시 이용자와 ‘타다’ 이용자는 확연히 다르다”며 “동남아에서 그랩보다 한 단계 높은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겠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