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료원서 전공의 선발 '부정 의혹' 제기 대자보

"교수 딸 경쟁 없이 무혈입성"…의료원 측 "내용 파악되면 확인·검증"

고려대 의료원에서 신입 전공의 선발을 앞두고 한 교수가 자녀를 특정과 지원에 유리하도록 부정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고려대 재학생·동문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고려대학교 의료원 P과의 B 교수님의 불의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대자보 사진이 올라왔다.

이 대자보에는 "서울대 모 교수님 자제분의 입학 과정에 대해 안팎으로 학교가 흔들리고 있다"며 "이 시국에 모교, 병원, 수련받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적혀 있다.

대자보를 쓴 이는 현재 전국 각 병원에서 2020년도 신입 전공의 선발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26년 혹은 그 이상의 인생을 공부에 투자한 성실한 수재들이 인생을 건 경쟁에서 부정이, 불의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선택해 수련받는 P라는 과에는 B라는 교수님이 계시고 이 교수님에게는 서울대 모 교수님과 마찬가지로 딸이 한 명 있다"면서 "이 따님은 현재 우리 과에 지원했으며 경쟁 없이 무혈입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B 교수가 "딸의 무혈입성이 확정되었음에도 전공의들을 모아 욕설, 폭언했다"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B 교수) 자신은 서울대 모 교수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다면서 본인의 딸이 지원하겠다고 하면 먼저 나서서 자리를 만들고 지원자를 정리해야 마땅하지 않겠냐며 교수에 대한 애정이 없다고 소리 질렀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은 전공의들을 '적'이라고 규정하고 불이익을 줄 것이라 했다.

작게는 교수 개인의 범법 행위이자 크게는 모 교수님의 사태와 맥락을 같이해 사회 정의를 무너뜨리는 부정행위"라고 주장했다.

다만 대자보 전반에 걸쳐 해당 교수의 '부정', '불의'가 무엇인지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이 대자보 하단에는 '모 전공의 올림'이라고 돼 있어 전공의 중 한 명이 글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글은 지난 18일 늦은 밤 혹은 19일 새벽께 서울 성북구 안암병원에 부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고려대 의료원 측은 "익명으로 쓴 내용이라 (당사자가 누구인지) 확인이 어렵다.

병원 내 고충 처리위원회, 관계 부서 등을 통해 내용이 파악되면 확인 및 검증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자보는 현재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의료원은 이달 25일부터 신입 전공의를 모집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