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美 대선에서 빅 이슈 아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그레그 입 < WSJ 칼럼니스트 >
그레그 입 < WSJ 칼럼니스트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재임 기간 미국 경제성장률은 좋아졌고 실업률도 수년 전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수치보다 훨씬 낮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실적으로 내년 대선에서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반대로 트럼프의 재선을 막을 경제적 약점을 찾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양쪽 모두 시대에 뒤떨어진 전략에 근거해 행동하고 있다. 유권자의 경제 평가는 지지 정당이 어딘가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일부 유권자에겐 이민, 인종 문제와 트럼프의 존재 자체가 투표를 정하는 요인으로, 경제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 심각한 경기 후퇴나 호황이 없는 한 경제는 미국인의 투표 행동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
지지난주 치러진 지방선거가 단적인 예다. 공화당은 버지니아 북부와 필라델피아 근교 지역 선거에서 대패했다. 이 지역은 실업률이 과거 10년간 가장 낮아진 곳이다. 공화당은 감세에 힘입은 경제 성장을 무기로 중간선거에 임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원 지배권을 잃었다.
실업률 낮지만 공화당에 등 돌려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 데이터에 따르면 제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큰 지역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경제지표로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학자들은 최근 지표가 시장 예상대로 간다면 내년에 트럼프가 승리할 것으로 관측한다.
하지만 경제 흐름이 대선에 가져올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는 얼마든지 있다. 존 사이즈 밴더빌트대 교수 등은 존 F 케네디 대통령부터 조지 W 부시 대통령까지 소비자 신뢰도와 대통령 지지율이 양의 상관관계에 있음을 발견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정권에선 이 관계가 사라졌고 트럼프 취임 후 3년 동안에도 볼 수 없었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이례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자 신뢰도 수준으로 보면 낮다.
조너선 로스웰 갤럽 이코노미스트는 당파적 분열에 의해 유권자들이 경제 해석을 따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오바마 대통령 시절 경제 상황을 줄곧 민주당 지지자보다 나쁘게 평가했다. 이런 평가는 트럼프가 선출되자 거의 하룻밤 사이에 역전됐다. NBC와 WSJ가 공동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해 8월 경제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공화당 지지자의 비율은 84%였으나 민주당 지지자는 불과 36%에 그쳤다.
경제보다 인종·종교에 더 관심
2016년 트럼프의 대두도 유권자의 최우선 과제가 경제가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사이즈 교수는 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트럼프가 공화당 예비선거 기간에 지지를 모으는 데 중요했던 건 ‘경제적 불안’보다 ‘인종, 민족과 종교’였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르면 인종·민족·종교가 대선 본선에서 한 역할은 이전 선거 때보다 훨씬 컸다. 여론조사는 내년 대선에서도 경제가 최우선 사항이 되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갤럽에 따르면 유권자의 11%만이 미국이 직면한 최대 문제로 ‘경제’를 꼽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가 작성한 선거 모델은 1996년부터 2012년까지 대통령선거를 정확히 예측했지만 2016년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쉽게 승리를 거둔다는 잘못된 예상을 냈다. 이 모델은 투표율의 변동이 관건이다. 투표율이 전형적이라면 트럼프가 이길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상적인 투표율 자체가 놀라운 상황이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그레그 입 칼럼니스트가 쓴 ‘It’s Not the Economy Anymore, Stupid’를 정리한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 독점제휴
하지만 양쪽 모두 시대에 뒤떨어진 전략에 근거해 행동하고 있다. 유권자의 경제 평가는 지지 정당이 어딘가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일부 유권자에겐 이민, 인종 문제와 트럼프의 존재 자체가 투표를 정하는 요인으로, 경제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 심각한 경기 후퇴나 호황이 없는 한 경제는 미국인의 투표 행동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
지지난주 치러진 지방선거가 단적인 예다. 공화당은 버지니아 북부와 필라델피아 근교 지역 선거에서 대패했다. 이 지역은 실업률이 과거 10년간 가장 낮아진 곳이다. 공화당은 감세에 힘입은 경제 성장을 무기로 중간선거에 임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원 지배권을 잃었다.
실업률 낮지만 공화당에 등 돌려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 데이터에 따르면 제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큰 지역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경제지표로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학자들은 최근 지표가 시장 예상대로 간다면 내년에 트럼프가 승리할 것으로 관측한다.
하지만 경제 흐름이 대선에 가져올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는 얼마든지 있다. 존 사이즈 밴더빌트대 교수 등은 존 F 케네디 대통령부터 조지 W 부시 대통령까지 소비자 신뢰도와 대통령 지지율이 양의 상관관계에 있음을 발견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정권에선 이 관계가 사라졌고 트럼프 취임 후 3년 동안에도 볼 수 없었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이례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자 신뢰도 수준으로 보면 낮다.
조너선 로스웰 갤럽 이코노미스트는 당파적 분열에 의해 유권자들이 경제 해석을 따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오바마 대통령 시절 경제 상황을 줄곧 민주당 지지자보다 나쁘게 평가했다. 이런 평가는 트럼프가 선출되자 거의 하룻밤 사이에 역전됐다. NBC와 WSJ가 공동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해 8월 경제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공화당 지지자의 비율은 84%였으나 민주당 지지자는 불과 36%에 그쳤다.
경제보다 인종·종교에 더 관심
2016년 트럼프의 대두도 유권자의 최우선 과제가 경제가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사이즈 교수는 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트럼프가 공화당 예비선거 기간에 지지를 모으는 데 중요했던 건 ‘경제적 불안’보다 ‘인종, 민족과 종교’였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르면 인종·민족·종교가 대선 본선에서 한 역할은 이전 선거 때보다 훨씬 컸다. 여론조사는 내년 대선에서도 경제가 최우선 사항이 되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갤럽에 따르면 유권자의 11%만이 미국이 직면한 최대 문제로 ‘경제’를 꼽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가 작성한 선거 모델은 1996년부터 2012년까지 대통령선거를 정확히 예측했지만 2016년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쉽게 승리를 거둔다는 잘못된 예상을 냈다. 이 모델은 투표율의 변동이 관건이다. 투표율이 전형적이라면 트럼프가 이길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상적인 투표율 자체가 놀라운 상황이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그레그 입 칼럼니스트가 쓴 ‘It’s Not the Economy Anymore, Stupid’를 정리한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 독점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