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모텔서 마무리 공부"…차별받는 섬 수험생 돌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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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지 관리·감독관 이동 등 어려움에 섬 시험장 설치 어려워
난생처음 모텔 구경·식당 도시락 준비…수험생 불편 반복
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려고 육지 여행길에 오르는 수험생들의 불편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교 3년 내내 입시학원 구경조차 하지 못했던 섬마을 학생들은 수능조차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르고 있다.
14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수능을 위해 육지로 나선 전남 수험생은 7개 고교 139명이다.
도초(64명)·임자(6명)·하의(9명) 등 신안 79명, 노화(15명)·금일(10명) 등 완도 25명, 여수 여남고 23명, 진도 조도고 12명 등이다.
학생들은 지난 13일 시험장이 있는 뭍으로 나와 모텔 등에서 하루를 묵었다.
하의고 학생들은 12일 여정에 올랐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에게 교통비와 숙박비 명목으로 10만원(하의고는 15만원)씩 주고, 육지에서 더 머물게 되면 비용도 추가해 지원하기로 했다.
교사가 인솔하기는 하지만 난생처음 모텔에 들어가 보는 경우가 많다.
점심 도시락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식당에 부탁해 싸간다.
가족의 보호 속에 막판 컨디션을 조절하는 학생들과 달리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창균 신안 도초고 교장은 "섬에서는 공부할 여건도 좋지 않은데 시험 보는 것도, 먹는 것도 차별받으니 학생들이 안쓰럽다"며 "현실적인 대안이 선뜻 떠오르지는 않지만, 해군의 적극적인 지원 등 해결책을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험이 끝나고도 배편이 여의치 않아 문화 활동을 하고 다음 날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도 많다.
배가 뜨지 못하는 기간이 긴 울릉도에서는 학생들이 1주일 전 경북 포항으로 나선다.
2017년에는 지진과 풍랑으로 수험생들이 집에 돌아가는데 무려 17일이 걸리기도 했다.
섬에 시험장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는 입시 철마다 나오지만, 국가 차원의 시험에서 예외를 두는 것은 또 다른 형평성의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발목이 잡힌다.
보안을 이유로 당일 새벽 시험장으로 문제지를 전달하고 수십명 감독·관리 인원이 이동해야 하는 실정을 고려하면 수용하기 쉽지 않다.
부정행위 방지 등을 위해 1개 수험장에 1개 학교 수험생이 40%를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정도 섬 시험장 설치를 어렵게 한다.
섬 시험장에서는 바다 상황에 따라 답안지 수거·배송이 당일에 이뤄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가장 동일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르게 하려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며 "다만 학생들의 불편이 반복되는 만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개선책이 나오도록 지속해서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난생처음 모텔 구경·식당 도시락 준비…수험생 불편 반복
![[수능] "모텔서 마무리 공부"…차별받는 섬 수험생 돌봐야](https://img.hankyung.com/photo/201911/AKR20191114055600054_01_i.jpg)
고교 3년 내내 입시학원 구경조차 하지 못했던 섬마을 학생들은 수능조차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르고 있다.
14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수능을 위해 육지로 나선 전남 수험생은 7개 고교 139명이다.
도초(64명)·임자(6명)·하의(9명) 등 신안 79명, 노화(15명)·금일(10명) 등 완도 25명, 여수 여남고 23명, 진도 조도고 12명 등이다.
학생들은 지난 13일 시험장이 있는 뭍으로 나와 모텔 등에서 하루를 묵었다.
하의고 학생들은 12일 여정에 올랐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에게 교통비와 숙박비 명목으로 10만원(하의고는 15만원)씩 주고, 육지에서 더 머물게 되면 비용도 추가해 지원하기로 했다.
교사가 인솔하기는 하지만 난생처음 모텔에 들어가 보는 경우가 많다.
점심 도시락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식당에 부탁해 싸간다.
가족의 보호 속에 막판 컨디션을 조절하는 학생들과 달리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창균 신안 도초고 교장은 "섬에서는 공부할 여건도 좋지 않은데 시험 보는 것도, 먹는 것도 차별받으니 학생들이 안쓰럽다"며 "현실적인 대안이 선뜻 떠오르지는 않지만, 해군의 적극적인 지원 등 해결책을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험이 끝나고도 배편이 여의치 않아 문화 활동을 하고 다음 날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도 많다.
![[수능] "모텔서 마무리 공부"…차별받는 섬 수험생 돌봐야](https://img.hankyung.com/photo/201911/AKR20191114055600054_02_i.jpg)
2017년에는 지진과 풍랑으로 수험생들이 집에 돌아가는데 무려 17일이 걸리기도 했다.
섬에 시험장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는 입시 철마다 나오지만, 국가 차원의 시험에서 예외를 두는 것은 또 다른 형평성의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발목이 잡힌다.
보안을 이유로 당일 새벽 시험장으로 문제지를 전달하고 수십명 감독·관리 인원이 이동해야 하는 실정을 고려하면 수용하기 쉽지 않다.
부정행위 방지 등을 위해 1개 수험장에 1개 학교 수험생이 40%를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정도 섬 시험장 설치를 어렵게 한다.
섬 시험장에서는 바다 상황에 따라 답안지 수거·배송이 당일에 이뤄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가장 동일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르게 하려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며 "다만 학생들의 불편이 반복되는 만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개선책이 나오도록 지속해서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