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2년 이상 근무를 조건으로 1000만원의 사이닝 보너스(계약금)를 받은 직원이 입사 1년 만에 육아휴직을 쓰고 퇴사했다면 보너스를 반납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해당 직원은 "육아휴직 기간도 근무기간에 포함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전 소속 근로자이자 반도체 분야 전문인력인 A를 상대로 청구한 '약정금' 소송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직이 상대적으로 빈번한 전면 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내 거는 '사이닝 보너스' 계약서를 꼼꼼하게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2년 근무 조건 천만원 줬는데...1년만에 육아휴직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11월말 반도체 공정 분야에서 외국 대학 공학 박사학위자 A를 뽑았다. 고급 인재인만큼 공채가 아닌 별도 채용 절차를 거친 후 1000만원의 사이닝보너스를 주는 계약도 따로 맺었다. 지급 조건엔 '입사일로부터 2년 내 근로관계 종료 시에는 전액 변제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하지만 A는 입사한지 1년이 조금 넘은 2022년 2월부터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회사는 A가 돌아오기를 기대했지만, A는 2년 가까이 육아휴직을 쓰다가 2023년 12월 31일자로 퇴사를 통보했다. 유아휴직 기간을 빼면 실제 회사에서 근무 기간은 1년여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에 회사는 "2년을 채우지 못했으므로 사이닝 보너스를 반납하라"고 통보했지만 A가 거부하면서 소송전이 벌어졌다.회사는 "공학 박사학위자인 A가 최소 2년은 실제 근무하면서 전문적 지식과 능력을 회사를 위해 사용할 것을 조건으로 체결된 계약인
지난해 대기업 입사 대졸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은 이른바 '중고 신입'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126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상반기 주요 대기업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신규 입사자 28.9%는 이미 업무 경력이 있었다.이는 직전 해인 2023년 중고 신입 비중 25.7%보다 3.2% 포인트 오른 수치다.중고 신입의 평균 경력 기간은 1~2년이 50.8%로 가장 많았다. '6개월∼1년'이 32.2%로 뒤를 이었고 '2∼3년' 8.5%, '3년 이상' 5.1%, '6개월 미만' 3.4% 순이었다.대기업의 경력직 선호 현상도 더욱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인원 중 경력직 비중은 평균 31.2%로 작년 동기 대비 3.1% 포인트 늘어났다. 경력직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이 23.8%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지난해 8.1%에서 15.7% 포인트 급증한 것. '경력직 채용 계획 없음' 19.9%로 두 번째였고 '20∼30%'가 14.3%, '40∼50%'는 12.7%, '0∼10%'는 11.9% 등 순이었다.한경협 측은 경기 둔화로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신속히 성과를 낼 수 있는, 실무 경험 인재를 선호하면서 나타난 수치라고 해석했다. 채용 전반에서 다소 경력 있는 인재를 우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전했다.취업 경쟁은 심화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기업은 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신규 채용 시 애로사항(복수 응답)을 묻자 '기업 요구수준에 부합하는 인재를 찾기 어려움'을 답한 비율이 29.0%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채용 후 조기 퇴사자 발생' 26.0%, '
"명예퇴직 후 구직 중인데, 30년 만에 이력서를 쓰려니 쉽지 않네요. 취업 준비 중인 아들과 서로 서류를 봐주고 있습니다."지난해 증권사를 은퇴한 신 모씨(56)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아들(29)과 함께 구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SKY 학부·대학원을 졸업한 아들은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했지만 연이어 최종에서 번번이 탈락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올해 대한민국 노동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대기업 임원 출신도 명문대 졸업생도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시대가 도래했다. 한쪽에서는 명예퇴직 후 재취업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이 다른 한쪽에서는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생존을 고민하는 청년층이 있다.젊은 세대도 중장년도 구직난에 '비명'취업난이 장기화하면서 젊은 세대와 50대가 한 테이블에 앉아 이력서를 작성하는 풍경이 낯설지 않게 됐다. 한정된 양질의 일자리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취업을 준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26세 김모 씨는 62세 아버지와 함께 구직 중이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위해 휴학과 교환학생 기회를 포기하고, 중소기업이라도 빠르게 취업하려 했지만, 꽁꽁 얼어붙은 채용 한파에 좌절하고 있다.김씨의 아버지는 33년간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2년 전 은퇴한 후 냉동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재취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수개월째 연락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대기업은 꿈도 못 꾼다. 중소기업이라도 취업해 가계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한숨을 내쉬었다.29세 강모 씨 역시 은행권 취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높은 경쟁에 가로막혔다. 그는 "상대적으로 학벌을 덜 본다고 여겨졌던 은행권조차 고스펙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