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또는 고진영처럼…최혜진, LPGA투어 간다
“내년에는 스케줄을 잘 짜서 국내와 해외 투어를 병행하면서 미국 진출을 추진하겠다.”

최혜진(20·사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9시즌 최종전인 ADT캡스챔피언십을 마친 후 한 말이다. 국내 투어에서 할 수 있는 만큼 다한 후 미국에 진출하겠다는 얘기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챔피언십에서 “우승하게 되면 LPGA투어 진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겠다. 언제 가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는 입장보다 다소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이를 두고 골프업계에서는 “최혜진이 박성현(26)이나 고진영(24) 방식의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성현은 비회원 신분으로 출전한 LPGA투어 대회에서 상금 랭킹 40위 이내에 해당하는 상금을 확보해 LPGA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2016년 KLPGA투어를 뛰면서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총 7차례 LPGA투어 대회에 나가 70만달러가량의 상금을 모았다. 이는 당시 상금 랭킹 25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렇게 LPGA투어 카드를 거머쥔 선수는 지금까지 박성현이 유일하다.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려도 LPGA투어 시드를 거머쥘 수 있다. 2017년 KEB하나은행챔피언십 정상에 서 지난해 LPGA투어에 간 고진영이 좋은 예다.

최혜진은 KLPGA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LPGA투어 5대 메이저 대회에 모두 출전할 수 있다. 롯데챔피언십, 기아클래식, 메디힐챔피언십 등 한국 기업이 타이틀 스폰서인 대회도 한국 상위권 선수들을 초청하는 게 관례다. 국내 투어 일정이 없는 내년 2~4월 LPGA투어에 출전해 최대한 많은 상금 확보에 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