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CJ헬로 인수합병 '산넘어 산'…KT·CJ헬로 알뜰폰 계약 '변수'
CJ헬로 인수합병을 추진 중인 LG유플러스 앞에 KT와 CJ헬로가 8년 전 맺은 알뜰폰 계약이 변수로 떠올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6일 제53차 위원회 회의에서 CJ헬로가 KT를 상대로 '전기 통신 서비스 도매 제공에 관한 협정서' 개정을 요구한 재정(중재) 신청 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는 13일 회의 때 의결하기로 했다.

CJ헬로와 KT는 2011년 CJ헬로가 알뜰폰 사업을 시작하면서 도매계약 조건과 관련한 협정서를 체결했다. 이 협정서에는 'CJ헬로가 피인수 또는 피합병될 경우 3개월 전까지 상대방(KT)에게 서면 통지와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협정서가 CJ헬로 인수를 추진 중인 LG유플러스의 발목을 잡았다. CJ헬로가 올해 초 LG유플러스가 자사를 인수하기로 한 결정을 KT에 알리지 않으면서 계약 위반 논란에 휩싸인 것.

CJ헬로는 이 조항이 "사전동의 조항은 기업의 경영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방통위에 사전 동의 내용을 삭제해달라고 최근 재정신청을 했다.

KT의 사전 동의를 받지 못한 채 인수합병을 진행하면 KT에 손해 배상을 지급해야 하고, 근본적으로도 M&A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CJ헬로의 입장이다.

반면 KT 측은 "정부에서 인정한 제도로, 경영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인수합병 시 KT의 망 도매가나 KT 가입자의 개인 정보 등 영업비밀이 경쟁사로 넘어갈 수 있어 충분한 사전 협의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CJ헬로 측은 KT의 사전 동의 없이 M&A를 진행하더라도 가입자와 KT의 영업 비밀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에 대해 "사전 서면동의 내용이 차별적인 조건인지 여부 등 주요 쟁점을 검토한 뒤 차기 회의 때 의결을 추진하겠다"며 "이용자들에게 예기치 않은 피해가 발생하는지 여부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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