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앨버타주를 중심으로 서부 분리주의 운동을 벌이던 단체가 캐나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연방 정당 설립 등록을 신청했다.

5일(현지시간) CBC 방송에 따르면 선관위는 '웩시트 앨버타'당이 연방 정당 등록을 위한 심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웩시트(Wexit: Western Exit)'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일컫는 브렉시트(Brexit)에 빗댄 표현으로 캐니다 서부 지역이 캐나다 연방에서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운동이다.

웩시트는 지난달 총선에서 집권 자유당이 앨버타주 등 서부 2개 주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해 이 지역이 보수당 일색으로 바뀐 선거 후유증의 한 현상으로 시선을 끌었다.

캐나다의 대표적 산유지인 앨버타주는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 산업 후퇴, 강화되는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 및 여론 등으로 경제난과 소외감이 증폭돼 왔고 이런 지역 정서가 선거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총선 직후 웩시트 운동의 페이스북 홈페이지에는 회원 가입이 폭주해 회원 수가 4천여 명에서 17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웩시트 운동을 주도하는 피터 다우닝은 이날 창립 당원 543명의 서명을 첨부해 선관위에 정당 등록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면서 "서부 캐나다에서 퀘벡의 분리주의와 같은 운동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앨버타주가 연방에서 분리된다면 앨버타의 초대 대통령은 제이슨 케니 주총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우닝은 연방 경찰 출신으로 앨버타주를 무대로 지역 정당에서 활동해 왔으며 지난 2015년 총선에서는 '기독유산당'이라는 군소 정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이후 연방 보수당과 앨버타주의 지역 정당인 '야생장미당'에 몸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온라인 게시물은 때로 과격한 표현으로 비판을 받았고 백인 우월주의자라거나 반무슬림주의자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CBC는 전했다.

웩시트는 이달 중 앨버타주 각지를 돌며 집회를 갖고 창당 홍보와 당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웩시트의 분리주의 운동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케니 앨버타주 총리는 서부 지역의 특수성과 이해를 대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웩시트 운동에 대해서는 '비이성적'이라고 일축했다.

한 정치학자는 "운동치고는 색다른 운동이지만 정치권이 정통성을 부여해 대응하기에는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부 지역 주민들의 좌절감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 앨버타주의 지위를 분리주의가 더 강력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기대와는 완전히 별개의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이 지역에서 비슷한 기류의 운동은 지난 수 십년간 있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서부 분리 주장 '웩시트 운동' 단체, 정당 등록 신청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