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만1천년~1만4천년 전까지 화산활동…코멘다이트 존재 확인 새로운 생물자원 11종 발견…멸종위기·고유식물도 발견
민족의 영산 한라산은 17만여년간 지속한 여러 차례의 화산활동으로 형성됐으며 태고의 화산 활동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밝혔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주최로 1일 제주시 한라수목원에서 열린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홍세선 지질자원연구부 지질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한라산 고지대에는 약 19만1천년 전부터 1만4천년 전까지 화산활동이 지속해 왔으며 화산활동은 크게 2회의 화산 활동기(期)로 구분된다"고 밝혔다.
홍 책임연구원은 화산폭발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화산 활동기를 18만2천년 전에서 10만년 전 1기와 9만5천년 전에서 1만4천년 전의 2기로 구분했다.
한라산 고지대 중 가장 오래전 화산활동이 있었던 곳으로 조사된 곳은 어리목 상수원(19만1천년 전)이다.
그다음으로 동수악(18만4천년 전), 윗세오름~남벽 중간 하천(16만8천년 전), 왕광릉(13만4천년 전), 삼각봉(10만3천년 전), 영실(8만5천년 전) 등의 순으로 화산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라산 동릉은 1만6천년 전에 화산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한라산 정상부인 백록담의 경우 연대측정 결과, 약 3만7천년 전 이후 조면암질 용암돔이 처음으로 형성된 이후 2만1천년~1만9천년 전 조면현무암질 용암이 새롭게 분출하면서 분화구 모양으로 형성된 것으로 조사했다.
한라산 고기후 조사를 한 임재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센터 책임연구원도 "백록담 시추 조사 결과 백록담의 최후 분출은 적어도 1만9천년 전에 있었던 것으로 나왔다"면서 "백록담 암석 및 퇴적층은 과거 해빙기(1만4천년∼1만년 전) 정보와 홀로세 초기(9천∼7천년 전)의 다양한 정보를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화산활동 조사를 위해 조면암, 현무암 등 다양한 한라산의 암석들을 250여지점에서 채취해 연대측정을 통해 파악했다.
또 백록담의 경우 시추 조사를 했으며 화산체 등의 경우 습지퇴적층 조사 등을 실시했다.
제주도에는 현무암과 조면암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알칼리 유문암의 한 유형인 코멘다이트의 존재가 처음 확인됐다.
코멘다이트는 이탈리아의 산 피에트로 섬 가운데 '리 코멘데' 지역에 분포하는 알칼리 유문암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는 천 년 전 대폭발을 일으킨 백두산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멘다이트는 각진 암석 파편들로 이루어진 각력암의 형태로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화산암은 규산과 알칼리 원소의 함량 비율을 기준으로 구분하는데 코멘다이트는 규산의 함량이 70% 정도로 높다.
연구진은 현무암질 마그마의 일부가 분화(진화)돼 분출된 코멘다이트가 한라산 형성과정과 화산활동 추가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한라산에 대한 추가 시추 조사를 할 경우 제주 섬의 형성 등 다양한 지질적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전문 연구진에 맡겨 2016년부터 올해까지 4년에 걸쳐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 용역을 진행했다.
화산지질과 고기후 조사 외에도 침식 조사, 거미류, 지렁이, 토양미소동물, 방화곤충, 식생, 버섯, 지의류 등에 대해 다양한 조사를 했다.
연구진은 한라산의 새로운 생물자원인 지렁이(10종), 토양미소동물(1종) 등 신종을 발견하고 법정 멸종위기야생식물 13 분류군, 한국 고유식물 42 분류군의 분포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또 산정분화구 퇴적층 연구를 통해 3천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으로 제주 강우량이 증가했고 약 1천800년 전부터 급격히 강수량이 증가했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학술조사를 통해 얻어진 결과물을 논문 7편에 게재했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번 학술조사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보존을 위한 지형 및 지질, 동식물, 고기후 등 주요 영향 인자에 대한 체계적인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대응 방안을 수립할 수 있는 학술적 토대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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