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출선적부두에서 대기중인 자동차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출선적부두에서 대기중인 자동차들. 연합뉴스
올해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에 2%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4% 성장에 그친 것으로 집계돼서다. 4분기 성장률이 1% 이상으로 나오지 않으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제성장률 2%를 밑돌게 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3분기 실질 GDP(속보치)는 전기 대비 0.4% 성장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0.4%를 기록한 뒤 2분기엔 1.0%로 반등했다가 다시 뚝 떨어졌다. 4분기 성장률이 1.0%를 밑돌 경우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1%대로 떨어지는 셈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 성장률 사수'를 공언한 상태지만 경제 여건에 비춰보면 버겁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9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또한 "연간 전망치였던 2.2% 달성이 녹록지 않다"고 밝힌 바 있지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2%를 밑돌 경우 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하게 된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돈 건 역대 세 차례다. 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과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9년(0.8%)이다.

전문가들은 3분기 성장률을 0.5~0.6%로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2분기에 재정을 대거 끌어다 슨 여파로 3분기엔 여력이 줄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2분기 1.2%포인트에서 3분기 0.2%포인트로 낮아졌다.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2분기 -0.2%포인트, 3분기 0.2%포인트다. 한은 관계자는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따지면 3분기 성장률은 0.39%"라며 "4분기에 0.97%가 나와야 연간 2%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추세로는 달성이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성장률이 1분기 -0.4%에서 2분기 1.0%로 반등했던 건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재정지출 효과가 컸다. 하지만 4분기엔 이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간 1.9% 성장률도 어려워보인다"며 "3분기 0.4%는 기업으로 칠 경우 '어닝 쇼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민간 소비가 증가했지만 건설투자가 크게 줄었다. 민간소비는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가 늘면서 0.1%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1.2%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투자의 경우 건물과 토목 건설이 모두 위축되면서 5.2%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에서 감소했지만 운송장비가 늘어나면서 0.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4.1% 증가했다. 수입은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0.9% 늘었다.

경제활동별 GDP를 보면 전기가스수도사업이 12.3% 감소해 가장 크게 줄었다. 건설업은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립어업과 제조업은 각각 1.4%와 2.1% 성장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0.4% 증가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NI)은 0.1% 증가했다. 지난 1분기엔 0.2%, 2분기 -0.7%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