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방송, 홍콩시위 지지 논란속 NBA 개막전 중계 안 해
미국프로농구(NBA)가 홍콩 시위 지지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중국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이 전례를 깨고 NBA 개막전 중계를 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23일 영국 일간 가디언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NBA 경기의 중국 내 TV 중계 독점권을 지닌 CCTV는 전날 밤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NBA 2019-2020 시즌 첫 경기를 중계하지 않았다.

CCTV는 매년 NBA 개막전을 중계해 왔는데 올해는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CCTV는 시즌 두 번째 경기인 LA 레이커스-LA 클리퍼스전 역시 중계하지 않고,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제7회 세계군인체육대회를 대신 방송하기로 했다.

CCTV가 NBA 경기를 앞으로 중계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아니지만, 현재 편성표 상으로는 당분간 중계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디펜딩 챔피언 토론토 랩터스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사이에서 벌어진 NBA의 이번 시즌 개막전은 중국 내 온라인 중계 독점권을 가진 텐센트를 통해서도 중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실상의 보도통제로 여겨지는 이번 조처는 NBA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이달 초 트위터 계정에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글을 올린 것이 계기가 됐다.

CCTV는 지난 10일과 12일 상하이와 선전에서 열린 NBA 시범경기 중계방송을 취소했고, 중국 기업들은 NBA에 대한 후원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모레이 단장은 게시글을 삭제했고, NBA 애덤 실버 총재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후 실버 총재가 "표현의 자유는 지지한다"며 미묘한 입장 변화를 표명해 중국 정부와 기업, 팬들의 반발이 거세졌다.

이후 다소 논란이 가라앉자 텐센트는 NBA 시범경기 중계를 재개했지만, 휴스턴 로키츠의 경기는 야오밍이 뛰었던 중국 내 최고 인기팀인데도 중계 목록에서 여전히 빠진 채다.

실버 총재는 최근 미국 타임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머물 때 중국 정부와 당, 기업 등 여러 곳에서 대릴 모레이 단장을 해고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NBA는 이번 논란으로 해외 시장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에서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야후스포츠는 중국과의 갈등이 NBA의 다음 시즌 팀당 연봉 상한선(샐러리캡)을 최대 15%까지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