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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맹도 쉽게 버리는 트럼프…쿠르드 민족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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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 중인 미군 철수를 결정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시리아 북동부는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의 주요 거점이라 미군이 철수하면 쿠르드족을 눈엣가시로 여겨온 터키에 사실상 침공의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시리아의 쿠르드족은 2013년부터 미국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에서 함께 싸워왔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버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제 이 말도 안 되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병사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며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어 “쿠르드족은 우리와 함께 싸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돈과 장비를 지급받았다”며 “우리는 우리에게 이익에 되는 곳, 승리할 수 있는 곳에서만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에 미 정계에선 초당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시리아의 쿠르드족은 2013년부터 미국의 IS 소탕작전에서 주요 지상 전력으로 활약했다. IS와의 전쟁에서 사망한 쿠르드족 전사만 1만여명에 이른다.

    그동안 미국은 IS 격퇴전이 공식적으로 종료된 뒤에도 ‘전우를 외면할 수 없다’는 입장 아래 시리아에 미군 1000명을 배치해 터키의 위협으로부터 쿠르드족을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했다. 터키 정부는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쿠르드족을 눈엣가시로 여겨왔다. 특히 YPG가 터키 내 분리주의자 세력인 쿠르드노동당(PKK)과 연계된 조직이라고 인식해 이들을 척결하려 했다. 이 때문에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하면 쿠르드족은 터키와의 완충지대가 사라져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민주당)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IS 격퇴라는 임무를 함께 한 쿠르드족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쿠르드족을 저버리면서 미국은 ‘믿을 수 없는 동맹’이라는 위험한 신호를 보냈다”고 일갈했다.

    쿠르드족은 4000여년간 한번도 독립 국가 없이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에 ‘셋방살이’를 해온 비극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쿠르드어를 쓰는 공통점으로 묶인 이들은 인구가 4000만명에 달해 아랍인 페르시아인 터키인에 이어 중동에서 큰 민족 집단이다. 독립 국가를 건설할 기회가 몇 차례 있었지만 영국, 구소련 등 열강의 배반으로 좌절됐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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