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40대 골육종환자, 방글라데시 환아에게 4년째 후원금
'한꾸러미 선물을 받고 난 녀석들이 미소짓는 모습을 상상하니 나 또한 미소짓게 되네. 되받지 못할 곳에 나누고 살면 이런 내 행위가 지구촌을 돌고 돌아 4남매로 전해져 살아가는 동안 복 받길 바라는 마음이다.

'
40대 악성 골육종 환자의 일기 중 한 내용이다.

전남대병원은 40대의 악성 골육종 환자 A씨가 방글라데시 소아 환자 치료를 위한 후원금을 4년째 기부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골육종은 뼈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아 절제술 등을 시행하며, 치료 후에도 예후가 좋지 않아 생존율도 낮은 악성 종양이다.

광주의 한 기업에 근무하는 A씨는 2001년 골육종 진단으로 우측 대퇴부 절단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에도 통증 치료를 받으며 의족으로 생활하고 있고, 3년 전부터 강직성 척추염까지 앓고 있다.

병원에 다니던 중 A씨는 자신을 수술·치료한 정성택 전남대 정형외과 교수가 해마다 추석 연휴 때 봉사단을 구성해 방글라데시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2016년부터 매년 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실을 통해 500달러씩을 후원하고 있다.

A씨는 현재 부모와 아내, 4자녀 등 8명의 식구가 결코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면서도 후원 활동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수술 이후 이렇게 생활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마음으로 살아오다가 나처럼 투병하며 힘들게 살고 있는 어린이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기부 동기를 밝혔다.

정성택 교수는 "불편한 몸으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도 쉽지 않은데 이렇게 어려운 아이들까지 배려하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그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방글라데시 의료봉사도 계속 이어가면서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