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3개국 항만당국 회의서 실태·문제점 알리고 협력체계 구축 제안
부산항만공사 생태계 위협 불량 '빈 컨' 개선 국제협력 모색
부산항만공사가 각종 쓰레기와 살아있는 벌레들까지 나오는 불량 빈 컨테이너로 인한 환경 생태계와 항만 종사자 건강 위협 문제를 외국 주요 항만 당국에 알리고, 협력 체제 구축을 제안한다.

부산항만공사는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일본 고베에서 열리는 제5회 항만공사 라운드테이블(Port Authorities Roundtable)에서 '빈 컨테이너를 통한 외래생물과 오염물질 유입 방지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을 주제로 발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 회의에는 부산,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등 세계 13개국 주요 컨테이너 항만의 항만공사 대표들이 참가한다.

부산항만공사 생태계 위협 불량 '빈 컨' 개선 국제협력 모색
세계 상위권 항만들이 참가하는 이 행사에서 불량 빈 컨테이너의 위험성에 관한 문제 제기는 처음이라고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주제발표에서 2017년부터 벌인 부산항의 빈 컨테이너 실태조사 결과와 문제점을 알리고, 개선을 위한 협력 체제 구축을 제안할 방침이다.

부산항만공사가 올해 상반기 부산항 신항과 북항의 9개 터미널 전체를 대상으로 빈 컨테이너 유통실태를 조사한 결과, 44.3%가 손상됐거나 이물질 또는 벌레 등이 들어 있는 등 상태가 불량했다.

외국에서 수입한 빈 컨테이너 불량률은 49.0%로 국내 수입화주가 물품을 빼내고 반납한 재유통 컨테이너의 38.3%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수입 컨테이너 일부에서는 거미와 바퀴벌레 등 벌레가 산 채로 발견됐다.

부산항만공사 생태계 위협 불량 '빈 컨' 개선 국제협력 모색
지난해 하반기 벌인 실태조사에서도 외국에서 들여온 컨테이너 51.0%의 상태가 불량했다.

이런 불량 컨테이너는 내륙수송을 맡은 트레일러 기사들이 아무런 보호장구도 없이 빗자루 등으로 청소하거나 간단한 수리를 직접 하느라 건강에 위협을 받고 허비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과속이나 졸음운전을 하는 원인이 된다.

항만공사가 세계 주요 항만공사들이 참가한 회의에서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하기로 한 것은 각국 항만들의 협력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산항만공사 생태계 위협 불량 '빈 컨' 개선 국제협력 모색
국제교역에 필수적인 컨테이너는 선박에 의해 수출품을 세계 각지로 운반하고, 그 가운데 상당수는 나중에 빈 채로 각국 항만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유해 생물이나 각종 쓰레기에 포함된 병원균 등이 빈 컨테이너를 통해 국가 간에 이동하는 것을 막으려면 주요 항만 당국이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밝혔다.

협력 방안으로는 각 항만당국의 빈 컨테이너 실태 조사, 모범 사례 공유, 선사 등 이해 관계자 설득 등을 제시할 방침이다.

부산항만공사 생태계 위협 불량 '빈 컨' 개선 국제협력 모색
이 관계자는 "이번에 불량 빈 컨테이너 위험성에 대한 화두를 처음 제시하고, 앞으로도 각종 국제회의나 행사 등에서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외국 항만들의 공감대를 끌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