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 주교들이 이례적으로 의원들의 거친 언사를 '영국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며 질책하고 나섰다.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주교와 대주교 118명으로 구성된 고위협의체인 성공회 주교단은 26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여야의원들이 막말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대해 나라와 국민의 단합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주교들은 "지난 수일간 의사당 내외에서 벌어진 토론에서 사용된 언어들은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며 "상대방의 견해와 사회에 대한 참여, 투표권을 존중해야 하며 동료 시민으로서 성심 어린 견해를 폄하, 비하,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성공회 최고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더타임스에 "우리의 단합과 삶의 방식 토대가 도전받고 있다"면서 "나라를 단합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모두가 냉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웰비 대주교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분열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당사자의 입장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면서 의원들이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나 국민투표 결과는 존중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확실성이나 당파주의에서 비롯된 내분이 심화할 경우 영국이나 우리가 지금 필요로 하는 지도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주교들은 한편으로 성급한 헌법 개정 시도를 경고하면서 '주의 깊은 계획과 협의'를 촉구했다.
지난 2016년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 앞서 대부분의 교회 지도자들은 EU 잔류를 지지했으나 성공회 신도들은 66%가 브렉시트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보리스 존슨 총리는 대법원이 의회 정회를 불법으로 결정한 데 강력한 불만을 표명했으며 이어 하원에서 자신의 총리 사임을 요구하는 노동당 의원들과 격한 공방을 벌였다.
존슨 총리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을 벌이다 극우 인사의 총격으로 사망한 전 동료 의원을 조롱하는 등 과격한 발언으로 하원에서 커다란 반발을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