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뇌가 멀쩡한 사람이면 무슨 요구인지, 불응하면 어떻게 될지 알아" 트럼프가 임명한 정보기관 감찰관도 "내부고발 믿을 만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은 그의 수사외압 의혹을 입증할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CNN 방송의 크리스 실리자 에디터는 이날 '우크라이나 통화 녹취록은 스모킹 건에 지극히 가깝다'란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두 사람의 통화가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보상 또는 대가로 주는 것)의 교과서적 사례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지렛대로 삼아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을 조사할 것을 직접적으로 요구했다는 이유에서다.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이 올해 7월 총선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한 뒤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해 준 것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들인 노력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의 아들에 대해 바이든이 기소를 막았다는 등 많은 이야기가 있다.
많은 이들이 진상을 알고 싶어하는 만큼 당신이 검찰총장과 함께 뭔가를 한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든은 그가 기소를 막았다고 자랑하고 다닌다.
그러니 당신이 이를 조사한다면…"이라면서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와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2016년 전임 오바마 정권에서 부통령직을 수행하던 바이든이 아들 헌터가 유급이사로 근무하던 에너지 회사를 수사하려던 빅토르 쇼킨 당시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의 해임을 압박했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올해 5월 이런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럴 리가 없다면서 재수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실리자 에디터는 "통화 내용을 요약하자면,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에게 우리가 그의 국가를 위해 많은 것을 하고 있고, 그 국가는 우리에게 충분히 뭔가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 다음, 우크라이나가 2020년 대선에서 그의 주요 경쟁자가 될 사람이 비도덕적인 뭔가를 했을 것이란 혐의를 조사하면 매우 좋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상과 통화하기 며칠 전, 우크라이나에 대한 4억 달러(약 4천800억원) 규모 군사원조의 동결을 지시한 것을 언급하면서 "트럼프가 바이든에 대한 조사를 대놓고 요구하지 않고 단순히 제안했을 뿐이라고 해도 이 통화는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실리자 에디터는 대기업의 발주를 받아 성장 중인 소기업에 해당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전화해 '우리 최대 경쟁자가 명백히 노동자들에게 뭔가 나쁜 일을 한 것 같으니 당신이 조사해야 한다'고 말한 셈이라면서 "뇌가 멀쩡한 사람이라면 무엇을 요구하는지, 불응하면 어떻게 될지 알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대가성은 없었다고 일제히 주장하지만 (통화 내용을 정리한) 내부 메모는 그 반대였음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협력이 공고하다는 점을 보여줘야 할 처지였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정상회담 날짜를 잡지 않고 시간을 끌자 "나는 당신에게 우리가 그 사건을 매우 심각히 본다는 점과 수사에 착수할 것이란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젤렌스키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수사 요구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기여를 강조하자 "국방 분야에서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미국산 대전차 미사일 추가구매 등 "다음 단계들에서의 협력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만 우리를 위해 당신이 부탁을 들어줬으면 좋겠다"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차기 검찰총장은 100% 내 인물"이라면서 수사 착수를 약속했다.
그는 "그(차기 검찰총장)가 상황을 들여다볼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당신(트럼프)이 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한 회사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제공할 수 있는 추가 정보가 있다면 정중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촉발한 미 정보기관 내부고발자는 두 정상의 통화 내용과 관련해 백악관 내부에서도 선거 관련 현행법을 위반한 것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NYT는 이번 논란이 정보기관 소속으로 알려진 내부고발자의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다면서 내부고발을 접수한 마이클 앳킨스 감찰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인데도 고발 내용이 "믿을 만하다"(credible)고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화 통화 이후 합의된 ‘30일간의 공격 중단’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은 모든 인프라 시설이 아닌 에너지 시설에만 국한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격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미국과 러시아 정상 간의 통화 이후 외신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호 공격 중단 범위에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크렘린궁은 ‘에너지 인프라’ 시설 공격을 중단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백악관은 ‘에너지 및 인프라’ 분야 휴전에 합의했다고 알렸기 때문이다.페스코프 대변인은 백악관이 에너지뿐 아니라 다른 인프라 시설도 휴전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는 러시아 대통령의 대변인”이라며 논평을 거부했다.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부분 휴전에 합의한 이후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의 인프라 시설이 공격받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지역 당국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러시아의 드론이 이 지역 병원 두 곳을 공격해 환자와 의료진들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도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60세 남성 한 명이 다쳤으며 민가 여러 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러시아 역시 석유 저장시설 등 자국 인프라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캅카스카야
1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은 내달 1일부터 철강 수입량을 제한하기 위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강화해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철강·금속 산업행동계획' 기자회견에서 "수입량을 최대 15% 감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철강 '세이프가드'는 EU가 2018년부터 철강 제품 26종에 쿼터제를 적용하고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물리는 조처다.한국을 비롯해 국가별로 할당량이 정해져 있는데, 이 할당량을 줄이겠다는 의미다.이번 조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에 대한 긴급 대응책 성격이지만, 한국 철강 역시 EU 주력 수출제품이라는 점에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25년간 동고동락한 친구 코끼리를 떠나보내고 슬퍼하는 코끼리의 영상이 공개됐다.지난 1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25년 넘게 러시아의 한 서커스단에서 공연해 온 암컷 코끼리인 제니와 마그다의 사연을 소개했다. 두 코끼리는 사고로 지난 2021년 서커스단에서 은퇴한 뒤 크림반도의 한 사파리 공원에서 지내고 있었다.그러다 지난해 말 제니가 지병으로 건강이 악화했고 지난 13일 폐사했다. 제니는 54살이었다. 사파리 측에 따르면 친구 마그다는 수의사들의 접근조차 막으며 몇 시간 동안 제니의 곁을 지켰다고.공개된 영상을 보면 마그다는 머리와 왼쪽 앞발로 제니를 건드려보다가 코로 제니를 일으켜보려고 한다. 그러나 미동이 없자 마그다는 코로 제니의 코를 한동안 쓰다듬었다. 이후 제니의 몸에 코를 묻은 채 그를 감싸 안았다. 영상에는 이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흐느끼는 소리까지 담겼다.매체는 "마그다와 제니가 은퇴 후에도 때때로 과거 서커스 공연의 장면을 재현하기도 했다. 이들은 항상 함께 지냈다"라고 보도했다.한편 코끼리는 지능이 높은 편인 동물로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을 깊이 인식하고 애도하는 행동을 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그다처럼 사체 곁에 머물거나 풀과 나뭇가지 등으로 사체를 덮어주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한다.2020년 케냐 삼부루 자연보호구역에서는 어미 코끼리가 사망하자 딸 코끼리가 오랫동안 죽은 어미 곁을 떠나지 못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관찰됐다.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