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한 택시기사가 승객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한 일명 ‘택시기사 묻지마 폭행 사건’이 5개월째 용의자를 찾지 못하고 오리무중에 빠졌다.

당시 피해자가 제보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택시 안에 있던 승객이 갑자기 달리던 차량의 문을 열더니 곧이어 거칠게 발길질을 하며 수차례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장면이 생생히 담겨있다.

폭행을 당한 택시기사 A 씨는 해당 폭행 영상을 한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리며 “해당 사건은 지난 4월 6일 새벽 1시 40분경 발생했다. 당시 승객을 태운 후 목적지로 운행하는 동안 승객과 말 한마디 섞지 않았고, 그 어떠한 시비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던 중 갑자기 뒷문이 열리면서 ‘묻지마 폭행’이 시작되었고, 간신히 차에서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승객은 골목으로 도망쳤다”고 밝히며 “도망치는 승객을 잡으려고 바로 뒤따라갔지만 골목에서 재차 폭행을 당하면서 결국 그를 놓치고 말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사건 발생 이후 1주일을 기다려도 담당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을 수 없었고, 답답한 마음에 자진해서 경찰서를 찾아가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와 용의자가 남긴 모자와 신발 한 켤레를 증거물로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당시 경찰 측에서는 용의자의 폭행, 도주 지점인 화곡고가사거리 밑은 방범용 CCTV가 많이 설치된 곳이니 용의자가 도주하였어도 금방 찾을 수 있다고 했지만, 경찰의 말과는 달리 성의 없는 수사로 인해 현재까지 범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 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해당 폭행 사건으로 인해 전치 6주의 골절상을 입었으며, 현재 심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상태이다”고 밝히며 “혹시 동영상 속 용의자를 발견하게 된다면 꼭 연락 부탁드린다”며 도움을 구했다.

이와 같이 최근 범행 동기가 없는 이른바 ‘묻지마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제출한 영상 속에 용의자의 얼굴이 명확하게 나와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 발생 이후 5개월이 지나도록 용의자를 검거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경찰 수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경찰은 단순히 용의자의 얼굴만으로는 범인을 찾기 어려우며, 현재 사건 현장 CCTV를 분석하고 국과수에 유류물 감식도 의뢰했다고 밝혔다.

또한, 일각에서는 지난 2월에 발생한 한 40대 남성이 만취한 상태로 여성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건과 더불어 최근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폭행’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더 이상의 피해 방지를 위해 미국과 일본 등에 도입된 보호격벽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이제는 범인도 피해자가 직접 잡아야 하는 시대인 것 같다”, “이 정도면 용의자를 못 잡는 것이 아닌 일부러 안 잡는 것 같다”, “이러한 사건은 적극적으로 SNS 올려 이슈화해야 한다”, “얼굴, 지문, CCTV 다 있는데 도대체 용의자를 잡는데 무엇이 더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다”, “꼭 범인을 잡아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아차車 | 5개월째 오리무중 '택시기사 묻지마 폭행'…장기미제 사건으로 남나
조상현 한경닷컴 기자 doyt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