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살인의 추억 /사진=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화성연쇄살인사건, 살인의 추억 /사진=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범인은 1971년 이전 출생일 것."

봉준호 감독이 영화 '살인의 추억' 10주년을 맞은 지난 2013년 관객과 대화에서 한 말이다. 영화가 다룬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특정된 지금, 봉 감독의 이 발언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19일 경기남부지방결창청은 브리핑을 열고 용의자 이 모(56) 씨의 DNA가 화성 연쇄살인사건 중 5, 7, 9차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희대의 미스터리로 불리던 사건의 용의자가 33년 만에 특정된 것. 이 씨는 1995년부터 부산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과거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에도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경찰이 밝힌 용의자와 봉 감독의 추측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봉 감독은 영화 개봉 10주년을 맞은 2013년 관객과의 대화에서 "지난 10년 간 범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며 범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혈액형은 B형이다. 86년 1차 사건으로 봤을 때 범행 가능 나이는 1971년 이전 출생자일 것"이라며 "성격상 자기가 매체에 다뤄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10년 만에 하는 이런 행사에 충분히 올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구체적으로 특정하기도 했다.

'살인의 추억' 마지막 장면은 주인공 박두만(송강호 분) 형사가 카메라를 빤히 쳐다보며 끝난다. 결론적으로는 영화에서도 범인이 특정되지 않은 것. 그러나 33년 만에 사건 용의자가 특정된 만큼 영화 속 결말도 16년 만에 달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