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주인 3명 억류 확인…"군사시설 드론 촬영"
이란 사법부는 호주국적자 3명을 억류했고 이들을 기소했다고 17일(현지시간) 확인했다.

골람호세인 에스마일리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억류된 호주인 3명 중 2명은 이란에서 군사지역과 보안시설을 무인기로 항공촬영했고 나머지 1명은 제3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라며 "법원에서 유무죄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억류된 호주인의 신원이나 혐의 사실, 체포 시점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호주 정부는 자국민 3명이 이란에 억류됐다면서 영사 지원을 하고 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들은 세계 각국을 여행하는 블로거 졸리 킹(여), 마크 퍼킨(남) 등 연인 2명과 호주 멜버른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는 카일리 무어-길버트(여)로 알려졌다.

킹과 무어-길버트는 영국·호주 이중국적자이고 퍼킨은 호주 국적자로,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들의 체포 시점이 7월께라고 보도했다.

약혼한 킹과 퍼킨은 2017년 호주에서 출발해 세계 여행을 하면서 공중에서 무인기로 촬영한 자신의 모습을 유튜브,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곤 했다.

일부 언론에서 무어-길버트에게 10년형이 선고됐다고 보도되기도 했지만 에스마일리 대변인은 "피고인들은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아직 공판이 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외국인이 간첩 혐의로 종종 체포되지만 대부분 이란 국적도 함께 가진 이란계라는 점에서 이들의 구속 기소는 이례적인 경우다.

영국과 호주 모두 미국이 이란의 위협을 이유로 결성하려는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참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이들의 억류와 관계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