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의 공격을 받아 불이 난 사우디의 석유시설 [사진=CNN 화면 캡처]
무인기의 공격을 받아 불이 난 사우디의 석유시설 [사진=CNN 화면 캡처]
KB증권은 16일 사우디 핵심 석유시설 테러에 대해 "일시적으로 국제유가가 5~10달러 상승 요인은 되겠지만 추세적 상승으로 보긴 이르다"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김두언 연구원은 "지난 14일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의 후티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을 10여대의 드론으로 공격하는 테러를 자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테러 공격을 받은 사우디 동부 아브라이크(Abqaiq) 시설과 쿠라이스(Khurais) 유전은 사우디 내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생산 지역 중 하나"라며 "사우디 석유장관은 사전적 예방차원에서 생산을 중단한 물량까지 합해 국내 일일 생산량 700만 배럴의 절반이 넘는 570만 배럴(전세계 석유량의 5%)이 생산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 영향으로 16일부터 당분간 5~10달러 내외의 국제유가(WTI) 상승이 예상된다. 사우디는 비축유를 통해 생산차질을 상쇄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번 생산 차질 규모를 감안하면 일시적 수급 불균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 연구원은 "과거 전세계 산유량의 5% 이상의 차질을 불러왔던 베네수엘라 석유노조 총 파업(2002년 12월2일~2003년2월2일, 63일간) 당시, 국제유가는 배럴당 25달러에서 35달러로 단기간에 40% 급등한 사례가 있다"며 "특히 사우디로부터 원유를 공급받고 있는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의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국제유가의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 근거로 이번 사태로 사우디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등 IEA 회원국들의 비축유 방출이 거론되고 있고, 이란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도 남아 있으며, 글로벌 경기 하강 기조가 이어지는 점도 수요 측면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