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준 4.3%→2.1%…장기불황에 실업자들 아예 취업 포기한 때문
부산 실업률 1년 새 절반으로 '뚝'…알고 보니 불황의 역설
지난달 부산지역 실업률이 1년 전과 비교해 절반으로 떨어졌다.

실업률이 줄어드는 것은 일자리가 늘면서 경기가 활성화하는 지표로 보고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인다.

실업률이 줄어드는 만큼 고용률도 함께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부산 상황은 이와는 정반대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실업자들이 스스로 취업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면서 실업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경기가 어렵다 보니 고용률 역시 큰 변화가 없다.

그나마 일부 늘어난 고용도 음식·숙박업 등 생계형 일자리나 정부 주도의 노인 일자리 등이 대부분이다.

부산 실업률 1년 새 절반으로 '뚝'…알고 보니 불황의 역설
동남통계청이 11일 발표한 부산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부산 실업률은 2.1%로 1년 전인 지난해 같은 달의 4.3%보다 2.2%포인트 하락했다.

부산 실업률은 올해 3월 5.1%로 최근 1년 새 가장 높았다가 계속 감소하면서 다섯 달 만에 3%포인트가 떨어졌다.

실업자 수도 지난해 8월 7만3천명에서 올해 8월 3만7천명으로 49.5% 줄었다.

반면에 부산 고용률은 올해 3월 56.0%에서 8월 57.0%로 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의 고용률 55.1%와 비교해서도 1년 동안 1.9%포인트만 상승했다.

지난달 취업자를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은 1년 전과 비교해 2.0% 줄었고, 도소매·음식숙박업과 건설업은 각각 6.4%와 9.1% 늘었다.

근로자 지위에서도 부산은 지난 1년 새 임금근로자는 1.0% 줄어든 반면, 비임금근로자는 18.4%나 증가했다.

특히 1년 새 늘어난 비임금근로자 6만3천명 중 82%에 해당하는 5만2천명이 자영업 취업자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부산의 연령별 취업자 분포에서 40대 후반과 50대 후반 등 중장년층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유라 동남통계청 사회조사팀장은 "부산은 주력 산업이 침체하고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불황의 역설로 실업률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뿐 실질적인 경기 회복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 실업률 1년 새 절반으로 '뚝'…알고 보니 불황의 역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