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DJ는 상상력 풍부한 현실주의자"(종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민화협·연세대 주최 '김대중, 빌리브란트, 넬슨 만델라' 국제심포지엄 기조강연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1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제적 감각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을 회고하며 '상상력이 풍부한 현실주의자'였다고 평가했다.
문정인 특보는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대중, 빌리 브란트, 넬슨 만델라: 화해, 연대 그리고 평화의 정치' 국제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조강연을 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통일·외교 분야 자문역으로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전 대통령을 수행한 바 있다.
문 특보는 김 전 대통령이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를 잘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첨예한 냉전의 틈바구니에서 이들 '힘의 균형'을 한반도에 유리하게 활용하겠다는 발상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71년 대선 과정에서 이미 미·중·일·러 4개국에 의한 남북한 상호 인정을 제안했다"며 "주변 국가가 지원하지 않으면 남북 평화협정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평화로 가기 위해서는 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강대국의 힘을 활용해 그 힘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고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것을 "풍부한 상상력"이라고 표현했다.
문 특보는 김 전 대통령이 북한에 직접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대신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비료 등 인도지원에 중점을 뒀다면서 북한 주민의 생활을 개선하는 것도 인권 증진이라고 본 것이 그의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라는 것은 사회 내부에서 이뤄지는 것이지 외부에서 이식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남한이 외부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돕고, 민주주의는 북한이 내부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적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김대중·브란트·만델라 세 지도자가 보여준 '화해'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김 전 대통령과 브란트 전 총리의 연립정부는 과거의 적대세력을 과감히 용서한 것으로, 이런 포용이 북한과 동독을 향한 평화정책에서 성과를 거둔 바탕이 됐다고 분석했다.
넬슨 만델라 재단의 라지아 살레 국장은 "한때 무장투쟁을 지향하기도 했던 만델라 전 대통령이 복수를 포기하고 타협을 선택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전환 덕분에 거대한 지지세력을 형성해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었다"고 짚었다.
행사에 앞서 축사를 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대중·브란트·만델라 세 사람이 주는 교훈은 "역사의 진실에 대한 기억과 반성 위에서 서로 화해하고 함께 공동의 번영을 위해 연대하는 것만이 바로 미래의 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교훈을 바탕으로 "남·북·미도 결국은 평화의 한반도가 실현될 것을 믿으며 서로 얽혀있는 어려운 일들은 화해와 연대의 정신으로 지혜롭게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1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제적 감각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을 회고하며 '상상력이 풍부한 현실주의자'였다고 평가했다.
문정인 특보는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대중, 빌리 브란트, 넬슨 만델라: 화해, 연대 그리고 평화의 정치' 국제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조강연을 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통일·외교 분야 자문역으로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전 대통령을 수행한 바 있다.
문 특보는 김 전 대통령이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를 잘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첨예한 냉전의 틈바구니에서 이들 '힘의 균형'을 한반도에 유리하게 활용하겠다는 발상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71년 대선 과정에서 이미 미·중·일·러 4개국에 의한 남북한 상호 인정을 제안했다"며 "주변 국가가 지원하지 않으면 남북 평화협정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평화로 가기 위해서는 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강대국의 힘을 활용해 그 힘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고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것을 "풍부한 상상력"이라고 표현했다.
문 특보는 김 전 대통령이 북한에 직접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대신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비료 등 인도지원에 중점을 뒀다면서 북한 주민의 생활을 개선하는 것도 인권 증진이라고 본 것이 그의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라는 것은 사회 내부에서 이뤄지는 것이지 외부에서 이식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남한이 외부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돕고, 민주주의는 북한이 내부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적 있다고 소개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김 전 대통령과 브란트 전 총리의 연립정부는 과거의 적대세력을 과감히 용서한 것으로, 이런 포용이 북한과 동독을 향한 평화정책에서 성과를 거둔 바탕이 됐다고 분석했다.
넬슨 만델라 재단의 라지아 살레 국장은 "한때 무장투쟁을 지향하기도 했던 만델라 전 대통령이 복수를 포기하고 타협을 선택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전환 덕분에 거대한 지지세력을 형성해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었다"고 짚었다.
행사에 앞서 축사를 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대중·브란트·만델라 세 사람이 주는 교훈은 "역사의 진실에 대한 기억과 반성 위에서 서로 화해하고 함께 공동의 번영을 위해 연대하는 것만이 바로 미래의 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교훈을 바탕으로 "남·북·미도 결국은 평화의 한반도가 실현될 것을 믿으며 서로 얽혀있는 어려운 일들은 화해와 연대의 정신으로 지혜롭게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