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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3일 만에 500억 모은 '필승코리아 펀드' 수익률도 뜨거울까

文대통령 가입 '후광효과'
6일 기준 503억원 모여
공모 주식형 펀드론 '이례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은행 본점에서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한 뒤 직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경DB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은행 본점에서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한 뒤 직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경DB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해 유명해진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 주식형 펀드’(필승코리아 펀드) 가입액이 500억원을 넘었다. 출시 초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문 대통령이 가입한 뒤 홍보 효과에 힘입어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반일(反日) 감정이 높아진 가운데 ‘애국 테마펀드’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보인 게 판매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상품에서 중요한 건 수익률이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출시된 지 아직 한 달도 안 됐기 때문에 지금 수익률을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현 시장 상황에 비춰보면 투자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한 달도 안 돼 500억원 유치

이 펀드 운용사인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필승코리아 펀드 설정액은 지난 6일 기준 503억원이다. 펀드 출시일은 지난달 14일이다. 시장에 나온 지 한 달도 안 돼 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침체된 국내 액티브 공모 주식형펀드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과란 평가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를 계기로 탄생했다. 국산화가 화두로 떠오른 각종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기업,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의 국내 공급망 강화에 따른 동반성장이 가능한 기업, 내수 시장에서 선전이 기대되는 기업에 50% 이상을 투자하는 구조다. 나머지는 이런 기준과 무관하게 성장이 예상되는 우량 기업에 투자한다. 이 펀드의 투자 위험도는 전체 6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높은 위험’이다.

필승코리아 펀드엔 판매 첫날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배영훈 NH아문디자산운용 사장 등을 비롯해 범(汎)농협 계열사가 300억원가량의 초기 투자자금을 넣었다. 이후 7영업일간 판매액은 1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NH농협은행을 찾아 이 펀드에 가입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계 인사가 잇따라 가입하며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필승코리아 펀드의 운용보수는 연 0.5%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일반적인 운용보수 0.7~0.8%보다 낮다. 그나마도 절반은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국내 기초과학 발전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한다.
“꾸준히 장기 투자해야”

필승코리아 펀드가 처음 출시됐을 때 가입한 투자자는 지난 6일 기준으로 3.11%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나쁘지 않은 시작”이라는 게 NH아문디자산운용 측 자체 평가다. 그러나 코스피지수와 비교하면 그렇지 않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925.83에서 2009.13으로 4.33% 올랐다. 코스피지수는 이 펀드의 비교 대상(참조) 지수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수익률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펀드 운용을 맡은 정희석 NH아문디자산운용 주식운용2본부장은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국제 분업 체계가 흐트러지는 상황은 일시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펀드가 담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에 전체의 63%(지난달 말 기준)를 투자했다. 펀드의 운용 취지를 충족시키는 ‘핵심 종목’에 전체의 72%를 넣었다. 투자 대상 업종을 세부적으로 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 부문이 46%, 자동차·기계 부품과 내수·통신·유틸리티 부문이 16%다. 이어 화학·정유·철강 등 소재 부문 10%, 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 9% 등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투자자들에게 “분산투자를 하다가 10%의 목표 수익률이 나면 이익을 실현한 후 재투자하라”고 권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부품·소재 국산화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황에서 펀드가 구성됐기 때문에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내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개선은 실적 개선이 가시화돼야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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