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9%로 낮췄다. 골드만삭스(1.9%) 씨티그룹(1.8%) 등 외국계 기관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하향 조정한 사례가 있지만, 국내 기관이 1%대로 전망한 것은 처음이다. 하반기 들어 경기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는 탓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낮춘 데 이어 현대경제연구원도 기존 2.5%에서 2.1%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수출이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멀어지고 있는 데다, 설비투자는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소비도 부진해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은행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2016~2020년 잠재성장률은 2.8~2.9%에서 2.7~2.8%로 떨어졌고, 특히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은 2.5~2.6%로 추정됐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주력산업의 성장 한계,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계속 약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다.

그동안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위기론을 부정해왔지만 현실은 다르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한참 못 미치는 1%대로 추락하게 생겼다. 정부는 생산성이 아니라 비용을 높이는 ‘소득주도 성장’, 기업 활동을 촉진하기는커녕 옥죄는 ‘공정경제’에 더 이상 집착해선 안 된다. 성장률 추락을 막으려면 구조 개혁과 혁신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다. 지금이라도 경제활동 참여도를 높일 노동시장 개혁, 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 개혁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