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여 분 뒤 기름 온도가 370도에 이르렀고 불이 붙었다.
불을 끄기 위해 물을 붓자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더 크게 번졌다.
9일 오후 부산소방본부에서는 명절을 앞두고 튀김 조리 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위험성과 대처 방법을 알리기 위한 실험이 열렸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조리 과정에서 불이 붙는 발화점은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방심하지 말고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불이 났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먼저 불붙은 식용유에 물을 붓게 되면 뜨거운 열기에 물은 수증기로 변하고 기름과 함께 튀면서 순식간에 불기둥이 치솟는다.
주방은 불이 옮겨붙기 쉬운 조건이기 때문에 자칫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기름이나 불꽃이 얼굴에 튈 경우 화상을 입을 우려도 크다.
실제 지난달 28일 부산 북구 한 아파트에서 A(38) 씨가 과열된 냄비에 물을 붓는 바람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기도 했다.
소화기는 종류에 따라 효과가 달랐다.
일반 분말소화기나 간이 소화 용구는 잠깐 불길을 늦출 수는 있지만, 식용유가 냉각되지 않아 불을 완전히 끄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식용유 화재 전용인 K급 소화기는 순간적으로 유막 층을 만들어 산소공급을 차단해 불을 껐다.
K급 소화기는 성능과 효과가 입증돼 2017년부터 음식점과 다중이용 업소 등에 의무적으로 비치하도록 하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가정에서는 튀김기름 과열로 인한 화재가 잦기 때문에 K급 소화기를 비치할 필요가 있다"며 "소화기가 없을 때는 잎채소나 젖은 수건으로 덮는 것도 비상 대처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부산에서 발생한 화재는 8천890건이며, 이중 음식물 조리 중 발생한 화재는 1천488건으로 16.7%를 차지했다.
/연합뉴스